제 목 : 남편과 말다툼한 이야기

제가 결혼하고 내내 가장이예요.

애들은 둘다 독립했고 독립할 때도 제가 벌어 모은 돈으로 애들에게 지원해줬고요.

 

남편이 얼마 전에 동기들 모임에 다녀오더니

동기들이 뭐 특별히 내색하는건 아닌데 돈을 쓰는 단위가 우리와 너무 다르고

정말 여유 있더라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우린 여유는 없어도 애들이 똑똑하고 성실하니 부모로서의 기쁨이 있잖아 했어요. 

 

남편 왈, 걔네들 애들도 다 똑똑하고 잘 살아.

우리 애들보다 더 잘나가는 애들 쎄고 쎘어. 그래요.

그래서 제가 비교해서 누가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서 우리 애들이 성실하고 똑똑해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여유 없어도 부모로서 누리는 기쁨이 있다는거지

당신 동기들 애하고 우리 애들하고 누가 더 잘나가는지 말하는게 아니잖아. 했더니

 

내가 자기를 이상한 사람 만든다고 하네요.

 

정말 화가나서 돌아버리겠어요.

동기들에 비해 여유가 없는게 제 탓인가요? 

저는 결혼하고 평생 한번도 쉬지도 못하고

산전산후 휴가도 없이 애 낳고도 일주일도 안되어서 도우미 손에 어린 핏덩이 맏기고 출근하고

(그때는 남편과 주말부부였고 양가 모두 애 봐줄 생각도 없었음)

육아휴직도 없이 애 키우면서 내내 일만 한 죄밖에 없어요.

 

내가 벌어서 집사고 차사고

지금도 생활비도 거의 내가 버는 돈이고

애들 지원해준 것도 다 내가 번 돈이거든요.

그래도 내가 남편 돈 못 번다고 한번도 내색한 적 없어요.

평생 아껴쓰느라고 저는 변변한 가방이니 옷도 없구요. 

그래도 그런건 괜찮습니다. 제게 좋은 가방이나 옷이 그리 의미있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그냥 가만이 속으로 생각할 때 우리 애들의 엄마인 것이

저의 행복감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남들이 어떻게 살든말든 그게  크게 신경쓰이지 않거든요.

 

남편의 동기들은 남자들이 다들 벌어서 그렇게 여유 있는거구요.

도대체 누가 누굴 타박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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