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요지에 집 한채와 약간의 현금이 전부. 혼자 사세요.
제가 옆동에 사니까 한식을 하게되면 종종 가져다 드립니다.
우선 하루 한끼. 점심을 친구분들과 매일 밖에서 사드시고
(친구분들이 모두 재력가신데, 어머니보고 나와달라고만 하는...
밥 사주시는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집에갈때 간식도 사서 싸주시는 듯
(요 간식들이 저희집으로 와서 알게됨)
아침은 집밥이지만 야채와 요거트 등으로 아주 푸짐하게( 딸이 일주일에 두번 컬리로 주문해줌)
저녁은 4시 이후는 안드시고;;
식사 후 바로바로 한시간씩 산책 (하루 만보이상 걸으심)
친구들과 약속 잡을 땐 한 정거장은 늘 걸어다니심.
항상 몸가짐이 정갈하시고 패션센스 좋으시지만 다 보세. (어디서 그런걸 사시는지 신기)
자세가 곧으시고 노인냄새 이런게 없으세요.
심지어 지난달에 친구들 모임가는데 코트를 못찾아서 어머니꺼 빌려입고 나갔다가,,,
코트어디서 샀냐는 소리를 들었어요..
혼자 걸으실때는 걸음수를 세면서 걸으세요.
저보고도 아이들 숫자감각 익히는데 좋다고 해보라고 하시길래 백까지 세고 다시 일부터 백 해서 더했더니 그게 아니고 백일, 천일, 이렇게 큰수를 세란 의미셨더라구요.. -.-
요즘은 치매에 좋다더라시며 일기도 쓰심.
피부도 좋으신데 비싼 화장품 쓰는걸 못봄.
스킨은 레몬수로 간단히 만들어쓰시고 로션은 영양크림 뭐 기본적인거 쓰시는것같아요.
대신 세안을 엄청 공들여서 하세요.. 피부 진짜 좋으심.. 여드름 피부셔서 관리를 꾸준히 하셨다는데
어찌 저렇게 좋으신지 신기방기 (저는 피부미인이었는데 관리안해서 망)
흰머리 거의 없으시고 머리숱 많으시고 치아도 튼튼.. (시누 남편 치아 다 엉망 ㅜ.ㅜ)
가장 애쓰시며 사시는 건 운동. 치아. 피부. 냄새 이신것 같아요.
식기도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 딱 일인용만 남기도 다 버리셨다고 ..
20년 결혼생활 중 시어머니집에서 시어머니 음식을 얻어먹어본적이 없어요..
잠을 자본적도 없어요 (제가 오늘 자고 가면 안되냐고 신혼때 그랬는데 너는 너희집가서 자라고 -.-)
전 오지랖도 넓고 퍼주는 성향이라 이런 시어머니가 정말 힘들었는데,
저 나이먹는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자식들에게 전화도 안하시고 아프다고 말씀도 없으시고 만나면 아들에게 운동하란 소리만 하다가 헤어져요. 왜그렇게 열심히 운동하시냐고 했더니,,
너희들에게 손벌리고 싶지 않다고.. 아프면 그게 다 돈인데 돈도 돈이지만 너희가 나에게 신경쓰는게 마음아프시다고 하시더라구요.. 너희는 너희대로 잘 살고 나는 나대로 잘 살다 가면 그뿐이라고..
자식을 키우면서 저게 될까? 싶을때가 가끔있어요.
평상시에 전혀 터치 하지 않지만 일년에 두세번 시댁 여행을 꼭 가려고 하는 편인데,
또 만나면 너무 재밌고 대화가 즐거운데 또 헤어지면 그만..
나이가 드는지,, 시어머니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저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은데,,,
오늘 점심에도 라면과 떡볶기를 먹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