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개학전야, 아들과 어리석게 한 판 했습니다...

겨울 방학 내내 학원만다니며 공부하는 척만 하고숙제만 겨우.. 공부는 아예 안 하고

도대체 저게 뭐가 되려고 하나 너무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을 꾹꾹 참다가

전날까지도 한 스푼의 긴장감 없이 놀고있는 아이를 보며.. 초등학교 1학년도 저렇게 아무 생각 없지 않겠다 싶어, 한마디 나눈다는 게 길어져 자정을 넘길 때까지 아이와  이야기했습니다 같은 마음이었던 남편도 함께요

몰아붙이거나 혼내는 형식이 아닌

지금 상황으로 갈 수 있는 대학과.

 현재 가능성

 목표를 위한 고민과 노력

들어가고 있는 사교육비

가장의 현재 회사에서의 입지. 가정의 경제적 상황.

앞으로 본인 독립적으로 살아나가야할 그림을 그려주기를 부탁했습니다.

 

본인에게 재능이 있어서라면 모를까

 공부하려고 정신 차리기 어려운 환경이었을 거예요 아이가 보기에는..

필요보다 먼저 주어지는 사교육.

사립초

라이드.

양가조부모님 용돈..

아이가 보기엔 결핍도 없고 헬렐레하기 착각하기 딱 좋은 환경일건데, 솔직히 요즘 많은 아이들이 그렇잖아요. 부족한 것도 없고 아쉬운 것도 없고.

 

부자는 아니고 그저그런..

 공부잘해 당장은 괜찮은 밥 먹고 사는 일개미같은 집이에요. 

남편은 아침에 출근해서 후회하네요. 괜히 알아봤자 힘든이야기 마음만 무겁게 한건 아닌가싶어서요. 그런다고 갑자기 공부 잘되는 게 아닐 텐데..

그렇지만 제 입장은 좀 다릅니다

그냥 투명하게 알고 서로 힘든 거 감내하며 받아들일거 받아들이고 발전시켜나가야하지않나 싶어서요

 

저는 원래 매우 관계지향적인 사람이라 불편한 주제로 이야기하는 게 많이 버거운데... 초등학생처럼 사는 고등학생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라는 생각에 처음으로 여러 가지 무거운 이야기를 꺼내 보았습니다.

공부를 못하더라도 열심히 해보려는 의지를 가진 친구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그런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요

제가 많이 못나서일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고등학교 학부형이라는 게 너무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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