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50대 아줌마 면접 다녀왔는데요

 남편과 대학생 딸 하나. 겨울내내 웃고, 떠들고, 조금씩 다투면서 함께 4개월을 지내다 남편은 해외로 장기출장, 딸은 기숙사로. 다시 우리 가족은 각자의 자리로 되돌아가고 저만 혼자 덩그러니 남아 버렸어요. 이리 지낸지 3년째인데도 아직까지 적응하기가 어렵네요. 혼자 있으면 외롭고 둘이 있으면 괴롭고, 아이러니 하지요!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혼자 보낼까, 어떻게 즐겁게 바삐 보낼 수있을까 고민하면서 여러군데 이력서도 내보고 면접도 봤는데 채용 연락은 없고요.

 작년, 4월부터 여러 부위의 건강이 나빠지고 병원을 전전하며 살도 빠져서 기운도 하나 없어 지인들이 불러대도 외출도 힘들고 걸려오는 전화도 피할 정도로 아주 깊이 우울증에 허우적 대던 시간들이었어요.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요. 

구내식당,병원등 주방직원모집에도 들어갈려니 경력자를 원하고 해서 경험이라도 쌓자 싶어 찾던 중에 <장례식장 주방보조> 급여250. 그동안 20여군데 이력서 보내도 연락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면접 보자는 말에 용기내어 다녀왔습니다. 허름한 건물 두어채, 각종 말기암등등이 써있는 오래된 병원,그 옆으로 요양원 .  지저분하고 더 낡은 장례식장 간판을 읽으면서 어라! 순서대로네 하면서 멍하니 바라보다 장례식장 유리문 앞에서 망설여지더군요. 그냥 돌아갈까? 어떡하지 여기까지 왔는데.  겨우 밀고 들어가니 입구에 걸려 있는 아침에 떠나신 세분의 망자들의 얼굴과  침울한 분위기, 특히 코를 찌르는 향 냄새가 ! 윽!    도저히 못할 것같아 이력서도 안내고 대답도 건성으로 하고 얼른 집에 가고 싶더군요.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하면서 살아 온 저인데도 그냥 무섭더군요! 지금도 어제 겪었던 일화들 전부 꿈만 같네요. 며칠전 이선균씨 나오는 <잠>도 보고 괜히 봤다 싶었는데.

 어젯밤에 일부러 이안, 정국이, 원빈등 숏폼 보면서도 웃다가도 긴장되어 마그네슘,오메가3,비타민 디까지 먹어가면서 잠이 들었답니다. 이런일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아! 어떡하죠! 일할 곳이 정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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