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결혼한다고 남친을 데리고 왔더라구요.
지네들끼리 이미 날짜는 정했더군요.
남자 키가 백팔십이 넘는데 몸무게도 백이십킬로가 넘는대요.
한국 옷은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미국 직구한다는데 살을 뺄 의지는 없어요.
직장은 좋지도 나쁘진 않고 대학은 딸이 더 나은 데 나왔는데 학벌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딸한테 반지도 몇 백짜리 사주고 해외여행도 시켜주고
씀씀이가 좋아서 좀 사는 집 아들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부모님이 결혼 자금으로 삼억을 주신다고 해서
저도 똑같이 삼억을 주겠다고 했어요.
근데 애들끼리 집을 얻으러 다니는데 남친이 저한테 하는
말이 집에서 일억을 주고 나머지는 부모님한테 아주 작은 건물이 있는데 월세가 조금 나온대요.
그래서 남친 명의로 대출을 받고 이자를 부모님이 내준다고 해요. 다른 행동에서도 쎄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말도 쎄한 거예요.
그럼 부모님이 대출을 받아주든지 해야지 아들 명의로 대출을?
건물이 있는데 월세가 조금 나온다는 말은 남자들이 흔히 하는 허세인데 젊은 애가 그러네요.
등기부등본 확인해보고 정확한 걸 알아야 저도 지원을 해줄지 정하려고요.
그리고 저한테는 부모님한테 일억을 받았다고 했는데
딸한테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돈이라고 했다고 하고
이래저래 말을 맞춰보면 앞뒤가 안 맞아요,
남자 애가 서른 중반인데도 돈 모은 거 하나 없는데
몇 백짜리 반지 선물해주고, 해외여행 데리고 가고
씀씀이가 헤퍼서 모아놓은 돈도 없는 듯 해요.
그 전 여친들에게도 선물 공세를 펼쳤을거고 그래서 돈 못모았겠죠.
서른 넘은 덩치 산만한 애가 부모님한테 좀 더 보태달라고 졸라봐야 되겠다는 말을 하는데 너무 한심해 보이는 거예요.
부모님 사는 집도 제 예감에 자가는 아닌 것 같고,
아주 오래된 소나타를 몰고 다니는데 저한테는 자기 차라고 하더니 딸한테는 한 대로 돌려쓰는 가족 차라고 했다는 거 보면 부모도 돈이 없는데 좋은 아파트는 얻어주고 싶고
그런가 봅니다.
또 집 얻을 돈도 없으면서 차를 동생한테 주고 신차를 사려고 한다는 소리도 하네요.
딸 말로는 그 집 부모가 수익이 없다고 하는데
남자애는 또 할머니 재산으로 살고 있다나?
여튼 쎄한 부분이 많습니다.
어마무지하게 말을 안 듣는 딸이라 뭐 반대해도 말을 들을 애도 아니구요. 이미 자취 오피스텔에서 동거하고 있어요.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참인지 거짓인지 정확하게 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