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때 5살 아이 데리고 이혼했어요 전업주부였었구요
남편은 신도시에 집이 있었는데 시댁에서 사준거라 재산분할 안했고
모아둔 돈은 서로 없었고 , 이혼사유는 남편 외도였어요
위자료 3천만원 받고 양육비 월150씩 받기로 하고 이혼했습니다
분당에 1000만원에 60만원짜리 작은 집 구하고 남은 2000천만원과 아이양육비로 생활하며
공무원 시험 공부했습니다 전업주부였고 대학졸업후 바로 결혼해 경력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경쟁률이 낮아졌지만 그땐 100대1까지도 갈 시절이라 공부가 쉽진 않았어요
원래 학창시절에 항상 공부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머 울면서 공부하고 애 키우면서 목욕시키면서도 영어단어 외우고 애 놀이터 갈 때 단어장
들고 나가고 우여곡절끝에 3년만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합니다
시험에 합격해도 생활이 머 나아지나요 애 초등학교 입학하니 그 뒷바라지 하면서
직장생활 하는게 쉽지않고,
늦은 나이 34살에 직장 적응하려니 너무 어렵고
더구나 공무원 조직에 이혼녀라는 편견때문에 위축되고 안그래도 내향적인 성격인데
갖은 민원때문에 결국 우울증약까지 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애를 키우고 어찌저찌하여 연애도 하게 되었습니다
연애를 해봤자 이혼한 여자가 만날수 있는 남자는 같은 이혼한 남자라고
3살짜리 애 딸린 이혼한 남자 돈많고 직장 좋아 혹하고 만났더니
데이트 폭력만 당하고 2년만에 끝나고 그 뒤로 어째서인지 나이도 젊고 외롭고
그동안 고생한것들에 대한 보상이 받고 싶었는지 이남자 저남자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왜냐면 연애한번 하고 25살에 결혼한 터라 연애가 무엇인지 남자가 무엇인지
배우고 싶고 공부하고 싶고 무엇보다 외로웠거든요 몸과 마음 둘다요.
사는게 버겁다 보니 자식 혼자 키우는게 너무 지치다 보니 기대고 싶었습니다 누구에게든
그렇게 한 10명쯤 이놈저놈 만나다 보니 현타가 오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연애를 접고 가정으로 돌아오니 제가 남자 만나는 동안 아이가 많이 외로웠더군요
지금도 후회되고 피눈물을 흘립니다
이혼과 엄마의 방항으로 아이가 많이 힘들었겠죠.
저도 어쩔수 없었다 스스로 변명해봅니다 어렸고 삶이 버거웠고 아이를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낯선 타지에서 (고향은 지방이고 대학때문에 서울로 상경했어요 )
혼자 모든것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변명해봅니다
그때부터 정신차리고 살기로 합니다
처음엔 운동을 했습니다 등산이요 그러다 달리기를 했습니다 마라톤이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4시간 48분에요
그다음 돈을 모으기로 합니다
지금같은 대출 제한이 심하지 않을때 부모님 졸라 2억을 받았습니다 (이혼할때는 친정이 가난했고
이상하게 이혼하고 난후 친정집에서 가지고 있던 땅이 개발되어 부모님이 여유가 생기셨습니다)
그돈으로 대출3억 받아 분당에 5억짜리 집을 샀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집이 있다는게 무엇인지 아세요?
저에게는 남편이 생긴것 같았습니다 3억 빚 갚으려고 오늘도 허리때 졸라매며 살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합니다 그집이 지금은 올랐습니다 (얼마 올랐는지는 비밀이에요)
그렇게 저는 이혼 13년차.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남자를 수없이 만났고, 집을 샀고, 번외로 골프
등산 스쿠버다이빙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지금 제 나이 44살 입니다
지난 13년을 돌아보니 스스로 참 우여곡절도 많았고 고생도 많았고.... 혼자서 울었고...외로웠고 삶이 버거웠지만... 하지만 잘 살았다 애썼다 고생했다 등 두드려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