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전 죽을 장소 정해 놨어요.

가족과 연 끊었고요,

사는 데까지 살다가  죽기 전에 사는 집과 모든 것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여행할 거예요.

여행하는 동안 흥신소에 제 돈 떼먹은 옛친구 집을 알아내달라고 의뢰할 거고요. 

그 집 안방에서 수면제 복용 후 번개탄 여러 개 피워놓고 죽을 생각이에요. 

사기쳐서 제가 최악의 상태일 때 저를 등쳐먹고 가스라이팅까지 한 그 친구까지 죽일 생각은 없고,

결박하고 청테이프 입에 붙여서 다른 방에 둘 거예요.

그 친구가 결박을 풀 때쯤이면 일은 이미 끝나 있겠죠. 

유서에 그 친구에 관한 건 아무것도 쓰지 않을 거고, 오히려 살해 혐의를 받도록 몇 가지 트릭을 짜놓을 거예요.

돈을 꾼 적이 없다며 오리발 내밀며 실실 웃던 그 인간이 

스스로 자기가 한 짓을 실토하며 제발 믿어달라고 애원하도록.  

이렇게 생각하니 복수심에 휘둘리지 않고 맘이 편해져요.

적어도 죽을 자리는 확보했네요. 

그 친구는 여기저기서 욕 처먹으면서 욕심 사납게 남들 등쳐먹고 생에 집착하니, 오래 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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