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역마살있는 남편. 집순이인 나.

삼십년을 살았구요

정말 너무 맞추는게 쉽지 않았어요

매주 어디론가 가야하고요

스케쥴도 다양해야해요

돈은 별로 없으니 큰 돈 쓰는 건 아니구요. 어디라도 먼데 가서 밥이라도 먹고 와야 좋아해요

운전을 오래하는것도 좋아하고

나가는걸 좋아해요

그런데 저는 사람 많은데만 가면 울렁거리고 정신이 없어요

11월에 가족여행갔었고

그 이전에 두달간 본인은 외국 출장있었어요

그리고 그 이후부터 주말엔 한주도 쉬지 않고 교외로 나들이를 갔었어요

집이 예를 들어 수원이면 우리는 제부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구요

그냥 송도 가서 점심 먹고 저녁은 시흥서 먹는 식이에요

그런데 이번달에 장기근속 이런걸로 열흘인가 휴가를 써야 한다고 휴가를 내더군요

그리고 지금 아무데도 안간다고 화가 났어요

전 이번달에 시에서 하는 수영 교실 입문반이 당첨되서 빠지면 정말 안된다고 말해놨어요. 그랬더니 집에서 쉰다고 괜찮다고 하더니만요 금요일 하루만이라도 놀고 오자고 해서 아이 출장지에서 바로 픽업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지를 잡았어요. 그런데 이제 그 다음날도 자고 오고 싶은지 찾아보니 뭔 숙소가 다 백만원이고 당일치기가 가능한 곳인데 그돈을 주고 자자니 너무 아까워서 그냥 집에 오자고 하니까 내가 ㅇ휴가를 냈는데 이게 뭐냐고 또 화가 났어요

평생을 정말 집에서 고요하게 있어보질 못했어요

코로나때도 드라이브를 얼마나 다녔나 몰라요

아니 미리 내가 다 이야기 해놨는데도

왜 어딜 못가서 저지랄인지 모르겠어요

아니 어딜가서 꼭 자고 와야하나요

이남자는 그냥 주말이면 강릉서 모닝커피 마시고  점심먹고 집에 오는게 당연한 남자에요

그걸 못하게 하면 주둥이가 오리처럼 나와서 하루종일 저러는거죠

나이가 육십이 다되서도 왜 어딜 맨날 나가야하는걸까요

자기 생활은 없고

그저 저랑 가거나 아이들이랑 가거나

그냥 안간다고 하면 혼자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온다고 나가 버린다거나

이번엔 제가 11월에 여행도 갔으니 2월은 좀 너무 무리라고 말했는데도

어렵게 당첨된 수영이니 빠지지 말라고 했다고까지 말했는데

그럼 수영장 있는 숙소에서 자면 된다는거에요

전 집이 좋고 혼자 있으면서 에너지를 얻는 타입이라 너무 힘드네요

이번에도 나때매 그렇구나. 나랑 살아서 자기가 여행을 이월달에 못가서 속상하구나 하고 말하고 방에 들어와 화장품 다 던지고 때려부셨어요

좀 그만좀

그만좀 나가자 하면 좋겠어요

나가지 않는다고 하면 화 안내면 좋겠어요

무슨 정신병 같아요

삼십년을 끝도 한도 없이 사람 새벽부터 깨워서 끌고다니는거

안 따라나가고 싶고 여행 싫은 내가 이상한거래요

다들 부러워한다고

정말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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