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제주도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어요
밤비행기였는데 연착까지 되고
늦은시간이라 아마 다른 승객분들도 다들 피곤했을 시간대였어요
이륙직후 어떤 연배있어보이는 여승무원이 기내 전체방송으로 나오는 메가폰(?) 을 잡더니..
한좌석도 남지 않고 190명 꽉 찼다. 감사하다. 승객분들이 좌석 다 채워주신 덕분에 이번달 제 월급도 걱정없이 나오게 되었다. 사랑합니다~~ 하면서..
조금 호들갑스럽게 인사를 하기에 요샌 저렇게 예능방송 하듯이 농담섞어서 말하기도 하나보다.. 이까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보통은 기내에서 난기류때 등 알릴것이 있는 상황에서 점잖은 아나운서톤의 방송만 들어봤거든요.
그런데 조금있다가 그 승무원이 또 마이크를 잡더니
자기가 기내 판매품중에 좋은 물건들을 좀 소개할려고 한다. 제가 좀 TMI를 하는편이다. 구매에 도움이 될거같아서 알려드린다. 첫번째로 무슨무슨 책자에 어디를 펴보시면 망고가 있다. 망고가 이게 품질이 너~~무너무 좋아요. 우리 승무원들 전체가 다 샀다. 너무 맛있고 품질이 좋다. 어떤 직원은 40박스 주문하기도 했다. 어쩌고 저쩌고..
정말 한참을 말하더라구요..
홈쇼핑 판매하는 쇼호스트 말투로 .. 목소리도 쨍쨍거려서 귀에 막 꽂히는데..
밤시간에 잠시나마 눈좀 붙이고싶고 애들 어려서 졸려하는거 챙기는데 저런 소음 듣고있기 피곤하더라구요..
저게 끝이 아니고 두번째로 소개해드릴 상품은.. 하면서 이어서 또..
요새 해외여행 패키지도 관광객들 상대로 물건팔이 하는곳 데려가는거 다들 싫어해서 그런거 없는 상품으로 다들 가려하고.. 그러지 않나요?
기내라서 옴짝달싹 못하고 듣고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짧게 구입안내도 아니고 짜증이...
물건이 너무 좋고 어쩌고 저쩌고 승무원들도 다 한박스씩 샀다는둥.. 말도 어찌나 많은지 홈쇼핑 방송 듣는줄 알았어요
너무.. 품위없어보이고.. 승객들한테 민폐 대박이라는 생각이..
아마 판매량 따라 승무원에게 커미션 떨어지니 항공사 자체에서 시키는걸까요?
개인이 저런 일탈행동을 할 수 있는건지..
비행기에서 정말 황당한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