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파킨슨 시모 합가 고민 2

얼마 전에 파킨슨 시모 합가 고민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775120

시모는 낮동안에는 주간보호소 다니고 보호소 쉬는 일요일에만 오남매가 돌아가면서 케어하고 있어요.

시모가 섬망(환시) 때문에 종종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있어 남편의 작은 아버지네가 옆에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대문을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그나마 고속도로 타고 20분 가까이 사는 자영업하는 장남(저희 집)이 시모 집 옆에 별채를 짓고 합가하기로 했어요. 늦어도 5월 정도 입주 예정입니다. 문제는 남편하는 일이 오후에는 잠깐 쉴 수있어도 밤 늦게까지 하는 일이고 일요일에는 격주로만 휴무입니다. 합가하면 시모 케어는 오롯이 제 몫이죠. 저는 프리랜서고 길냥이 케어하는데 지금 밥 주는 애들 보호소 시골집 창고 개조해서 지어주기로 약속 받았구요.

 

그때도 이런저런 조언 많이 듣고 엄청 심난했습니다 ㅠㅠ

 

그런데

이번 명절에 사고가 났어요 ㅠㅠ

오남매 자식 중 세 자식(아들 둘, 큰 딸)들이 9일 밤 자고 큰 누나만 점심때까지 있고 나머지는 점심때쯤 헤어지고...

셋째가 10일 낮에만 케어하고 저녁때 자기네 집으로 돌아갔어요

둘째가 11일 일요일 원래 당번이니 낮동안 보기로 했죠

 

문제는 11일 새벽에 둘째인 당번이 오기 전에 환시(섬망)을 보고 집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몇 시간 밖에서 덜덜 떨었나봐요.

 

작은 집에서 아침에 대문을 열어주려고 갔다가 대문 옆에 벌벌 떨고 있는 시모를 발견하고 장남인 저희 집에 전화해서 또 달려갔어요.

 

알고 보니 나무 가지치기한 덤불을 밟고 낮은 울타리를 넘어갔더라구요.

 

작은 집에서는 시모 얼어죽는 줄 알고 울면서 전화를 하니 남편도 덜덜 떨면서 운전하고 갔다가 응급실에 가서 이상 없는 거 확인 하고 일요일 당번 자식 집에서 있다가 다시 본가로 들어가셨어요.

 

남편은 10일 날 간 누나 탓을 하면서 명절인데 좀 자고가지 놀러만 다닌다고 탓을 했지만 자식들 자고 있는 동안 나가는 걸 무슨 수로 막나요 ㅠㅠ

 

그래서 제가 우리 가기 전까지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계시는게 낫지 않겠냐, 아니면 집 안에서 못 나가게 자물쇠를 걸어야한다. 창문을 깰 수도 있으니 철망 치면 된다 집안에 칼, 유리 등등 위험한거 다 치워야한다, 가스도 잠궈야한다 등등 조언을 했지만... 

요양원이나 병원 들어가면 못 나올거 같고, 집안에 가두는건 시모가 답답해하면 더 악화된다고 울타리만 더 보강하더라구요

 

그리고 오남매들이 돌아가면서 밤에 같이 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얘기하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시모가 아픈걸 연기한다고 하더라구요. 꾀병이죠.

마비 증세가 있어서 몇번 응급실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남편이 보기에 관심 갖고 싶어 꾀병을 부린다는 겁니다. 나이가 들어 어린애처럼 응석이 느는건 눈치로 알았는데.... 아픈걸 연기한다니.. 주 보호자가 될 제 입장에서는 겁이 덜컥 나더라구요.

 

무섭습니다 ㅠㅠ

 

지금 시모가 살고 있는 집도 사연 많아요 ㅠㅠ 땅주인에게 연세 내고 살던 집인데 땅주인 아들이 갑자기 나가라고 해서 당시 치매 앓던 시부 때문에 시골 마을에서 땅 비싸게 사서 급하게 집 짓고 땅주인하고 재판까지 가고 그 모든 과정을 남편이 혼자 다했고 장남인 아들을 편애해서 지금 집을 큰 아들에게 주고 싶어했는데 누나 중 한 명이 반대해서 두 아들의 명의로 하기로 합의 한 상태에요.

고생은 큰 며느리가 다 하는데 집도 온전히 다 물려받지도 못하고

이번 사고에도 요양원 안 모시려는 자식들 보니....

시모 악화되어도... 요양원 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몰려옵니다.

 

제가 전에 나 죽으면 자식도 없으니 내 재산은 고양이 케어해주는 조건으로 다 물려주고 죽겠다 해서 그런지 남편도 재산이 내 명의로 올리는건 싫어하는 눈치네요.

 

그때 댓글로 남편 살아 있을 때 며느리한테 증여하면 유류분 소송 못한다고 팁 주셔서 그 말도 꺼내봤는데 번거롭게 왜 그런거 하냐고 누나들 마음 바꼈다고 걱정말라고만 합니다 ㅠ

 

시골 별채 집도 거의 다 만들어졌을테고 토목 공사 설계비 공사비 다 들어갔는데

엎으면 남편이 이혼하자고 할꺼 같아요 ㅠㅠ

 

저 어쩌면 좋을까요 ㅠㅠ

 

아픈걸 연기하는 시모가 무섭다

상태가 심각해져도 요양원 안 보낼꺼 같다

이렇게 고생해도 남는건 없다

 

다른 고민도 많지만 이 세가지가 제일 큰 고민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남편이랑 사이 좋은데 제가 합가 싫다고 하면 별채 집에 들어간 돈도 돈이지만 남편 입장도 난처해지고 저에게 원망을 많이 할거 같아요.

 

지금 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현명한 선택을 하는 걸까요 

(친정은 무조건 니가 좀 참아라 하는 스타일이라 별 도움 안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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