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번 설, 엄마에게 당황했던 이야기

화가 나거나 했던 건 아니에요!!!

 

이런 엄마에게서 어떻게 이런 딸이 나왔나 싶게(사실 전 이 부분은 아빠닮았나봅니다 ㅎㅎ) 저는 돈계산이 없고요 엄마는 돈계산이 너무 철저하세요. 

 

한 4-5년 제가 생수를 배달시켜드렸는데(1회 25,000 정도 한달기준 1-2회) 매번 너한테 물받아먹기 미안하다고 온갖난리를 다 하셔서

그래 엄마맘 편하시라 이번 설 직전에 첨으로 생수값을 받았어요. (저 엄마 인터넷 구매대행 딸-엄만 시키고 돈 얘기해주면 입금하는 시스템)

어떤 분인지 아시겠죠?

 

설에 아울렛에서 산 조끼형 에코퍼 케이프를 입고 갔어요. 벗어서 잠시 소파에 뒀는데 엄마가 요거 참 예쁘고 따뜻해 보인다며 입어보시는 거죠. 입고 내내 쓰다듬으며 아이고 어디서 이런 이쁜 걸 샀냐 이거 참 따뜻하고 예쁘네 감탄에 감탄을. 그래서 그렇게 맘에 드시면 그거 그냥 엄마 입으시라고, 얼마 하지도 않는 거 난 집 앞 아울렛가서 다시 한개 사 입겠소. 했더니 아니다 예쁜건 딸이 입어야지. 그리고 이거 나한텐 좀 작아(울 엄마 77-88 입으심. 그 케이프는 66) 그러면서도 벗지를 않고 계속 입고 있으면서 그 에코퍼를 쓰다듬고 쓰다듬고 ㅎㅎㅎ 입으라 벗어준대도 절대 안한다고 막 난리. 심지어 언니가 왔는데 감기 걸려 골골하는 걸 보더니 엄마가 입고 있던 제 케이프를 냅다 벗어 언니에게 입어보라 주며

이거 너무 가볍고 따뜻하니 입고 있으라고 ㅋㅋㅋ 

그래서 내가 막 웃으며 

엄마 그거 10만원도 안했어. 그렇게 맘에 들면 엄마도 집 앞 뉴코아에 가서 하나 사 입으시라고. 브랜드도 알려드리는 찰나에 언니가 

얘 그럴거 뭐 있니 인터넷으로 주문해 드려(사드려 아님. 엄마 성격 다 아니까) 이러는 거죠. 보세 아니고 브랜드니 찾기 쉬울 거라고. 

 

아, 그러자고. 옷에 붙은 텍에서 품번 찾아서 검색하니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더라고요(뭐 당연하겠지만). 그 에코퍼 색이 네가지라 엄마에게 사진 보여주며 무슨 색 하고 싶으냐고, 77 사이즈까지 있는데 이게 케이프 스타일이라 엄마 66도 입는데 77 이면 충분하다고. 했더니 엄마가 사진을 아주 열심히 넘겨가며 보고는 제 옷과는 다른 색을 고르심. 

그래서 ㅇㅇ 하고 주문했어요. 그리고 습관대로 엄마 이거 99,000 이야. 했더니 엄마가 갑자기 눈을 똥그렇게 뜨며 돈 달라고? 이러는 거죠. 

 

아하하하하하 아니라고 아니라고, 엄마 내가 사 줄테니 따시게 입으시오. 하긴했는데 아이고 그 순간에는 얼마나 당황스럽던지요 ㅎㅎㅎㅎㅎㅎ

 

25,000 물값도 기어코 줘야한다고 난리치던 양반이 말이죠. ㅎㅎㅎ

그리고 좀 있다 엄마 부엌 살림중 교체가 필요한 게 하나 있어서 엄마 이거 내가 인터넷으로 하나 주문해주까? 했더니 그러래요. 그래서 엄마한테 사진 보여주고 이거면 될까 했더니 그거면 되겠다 해서 주문 해 드렸죠. 이번엔 얼마냐 묻길래 9,800 이라고 했더니 바로

얘 그럼 그건 니가 사 도라!!!

하시더군요. 네네네 그럼요. ㅎㅎㅎㅎㅎ 평소 7000 원도 입금하시는 분이 ㅋㅋㅋ

 

화가 났거나 서운하거나 흉보는 말 아닌 거 다들 아시죠??? 

그냥 이번 설에 엄마 옷하나 살림하나 맘편히 사드리고 맘이 쬐꼼 따뜻해진 얘깁니다. ^^

전화로는 그리 깍쟁이처럼 악착을 떠시던 분이 딸내미 얼굴 마주하고는 노인네 응석을 좀 부리시더란 얘기. ㅎㅎ

 

다들 즐거운 설날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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