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는 아닌데요. 남편이 갑자기 베지터리언이 되겠다고 해서 고기 없이 떡국은 어떻게 끓일지 설날 상차림은 어떻게 할지 고민글 올렸었는데요. 저희 언니가 완전 미식가거든요. 뭘 그런 걸 고민하냐고, 멸치랑 해물 육수 찐하게 내고 국간장이랑 소금간 한 다음에 떡 넣고 끓이고 대파넣고 계란 딱 하나만 풀어 넣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요. 먹은 사람들이 평생 먹은 떡국 중에 최고로 맛있었다고 입을 모으네요. 고기 없으면 밥 안 먹는 중딩 아들은 다섯 번 퍼다 먹었어요.
고기 먹고 싶은 사람들 위해서 두툼한 떡갈비 곁들이고 새우튀김이랑 김치만두, 그리고 채식용 버섯볶음, 나물 몇가지 했는데요 다들 잘 먹었지만 계속 멸치육수 떡국 얘기를 하네요. 느끼하지 않고 감칠맛 때문에 계속 들어간다고요. 저만 모르고 있었나요? 고기 없는 떡국이 이렇게 맛있다는 거. 참 오래 살고 볼일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