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고 누워있기도 힘든데
3.7리터 채반 4개 전 지지고 나니 이게 뭔가 싶네요.
저는 첫째 시누이 아래 삼형제가 있는 종가집 둘째 며느리이고요. 종중은 영남이라 묘사는 따로 지내고 시부모님께서 여든을 넘기시니 3대 제사도 좀 정리해 기제사, 명절 차례 지내고 있네요.
그런데 문제는 종부였던 어머니 제사에 대한 집착과 전사랑이 며느리들을 힘들게 해요. 아흔을 바라보시는데도 제사를 주관하시려다 제사 후 병나는 어머니 걱정반 이제 환갑되는 부인 눈치반 시숙이 이번 설부터 차례상 올릴 만큼만 각자 나눠 음식을 해오자 합의를 봤는데...
일주일 전 시아버지 몇해전 한 암수술 정기검사 받으셔야 되서 모시고 다녀오려 방문드렸더니 육전거리 1키로와 냉동자숙새우500그람을 사 두신 것을 주시며 간단히 하자시는데...ㅎㅎ 물론 저것만 안하죠. 굴, 전유어, 배추전이 제 몫이고 다짐육 2키로 베이스로 한 동그랑땡, 깻잎전, 고추전, 연근전, 쪽파전...등등 홀수로 총 11가지. ㅠㅠ 이건 동서 몫입니다. 형님은 나머지 갈비찜, 닭찜, 떡국 끓일 사골 등등 기본적인 것 다 해서 가야하는 걸로.
남편이 병원 다녀온 후 주말에 몸살을 앓았는데 코로나에 감염된 줄도 모르고 일상생활을 같이 하니 아들까지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기침, 열, 오한, 콧물, 가래, 구토 할 거 다 해도 항바이러스제 처방 가능한 독감이 차라리 낫지 일반 병원 가도 의사 얼굴도 못보고 증상지 써서 간호사 주고 대증치료 가능한 약처방 받아 먹으니 걍 꼬박 7일 앓아야 하더라구요. ㅠㅠ
그래서 코로나 감염으로 설 때 못 가게 됐다하니 그때서부터 어머니께서 아픈 저 위한다며 독립해 살고 있는 대학생 딸에게 전화하셔서 네엄마 코로나 걸렸으니 전거리 다시 받아와 설 하루 전에 와서 할머니랑 전부치자고. 더 우픈건 네 어미에겐 비밀로 하고 네가 엄마 걱정되서 그렇게 하는 것으로 하자셨다고 어떻게 해야하냐며 딸아이가 전화오니 진짜...아니 종년이 못오니 종년 딸이 와서 대신 일하라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전화해서 알아서 해갈테니 제발 걱
정 마시라고 짜증내는데도 계속 고집을 부리시는지 열받아 전화끊으려니 손위시누에게 전거리 보내라고...시숙이 전화와서 시누 전화오면 못이기는 척 보내라고...하지만 전화 안옵디다. ㅋㅋㅋ 어머니가 당신딸 아끼시느라 연락을 안하신건지 남편 예상대로 공사다망한 시누가 선약이 있는건지. 시누시집은 신정설을 기독교식으로 지내기에 구정차례에 시누식구 다 참석합니다. ㅎㅎ 전을 저리 많이 하시는 것도 시누네도 싸줘야 하는 이유도 있고요. (어짜피 많이 하는거 맛있게 나눠먹는거에 불만 없어요.)
95마스크 쓰고 전 지지려니 숨도 안쉬어지고 기침을 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 멍하니 진도도 안 나가고 걱정된다고 돕겠다는 남편이 성가셔서 화내니 더 힘들고...ㅠㅠ 진짜 딱 한 접시 하라는데 종년딸 시켜먹을까 꾸역꾸역 오기로 다 하니 계란 한판, 식용유 반통 쓰고 불판 초토화되고 어찌저찌 끝냈네요.
아마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는 이 굴레에서 못벗어나지 싶어요. ㅠㅠ 저와 시어머니, 딸 겨울나기 힘들어 하는 소음인이라 매해 겨울 강화도 가서 인삼 5채 사다 씻어 말려 꿀에 재서 제일 큰 병으로 갖다드리고 베트남커피 맛있다셔서 직구도 시켜놓고 진짜 난 진심으로 위해드렸는데 왜 어머니는 날 말로만 위하시나...하긴 암수술 후 경도인지장애 오신 시아버지 운전면허증도 반납하셨는데 대중교통 이용해서 돼지편육 사오시라 강서쪽 어디 혼자 보내시는 시어머니 제사집착은 남편도 자식들도 못말리니 며느리인 내가 뭘 어쩔 수가 없네요. ㅎㅎㅎㅋㅋㅋ ㅠㅠ
에효~기침을 심하게 하느라 온몸에 힘이 들어갔는지 지금 보니 다리에 실핏줄들이 터졌네요. 나이 50중반에 코로나가 힘들긴 한 모양입니다. 코로나 잦아들었다고 방심하면 큰 일 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