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14살 두 딸 있어요
고만고만하게 속썩이고, 피곤하게 하는 애들이죠
제가 보기엔 크게 표준에서 벗어나지 않아요.
구간구간 힘들긴 했어요 저도 많이.
아까 이제 55된 남편과 얘기하는데
자기는 애들이 이제 이쁜 것도 모르겠고
귀찮기만 하다고해요
그래서 그랬구나...싶어요.
남편이 성실하고 매너좋은 사람이라
애들에게 그래도 할 일 다 하고
(데리러 가고, 이런거 새벽에도 벌떡)
돈 쓰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고 해요
그러나 뭘 해도 기쁨이 없어보여요
조금 갈등이라도 있으면 너무 힘들어하고 짜증스러워 하고요.
(작은 일에 크게 스트레스 받는 성격)
생각해보니 남편은 자기 일 하는 것 외에는
모든 일과 모든 사람에 관심이 없어요
그러면서도 약속은 엄청 많고,
일도 엄청 많아요(일맡기면 다~~~해요).
재미있냐고 하면 늘 씁쓸한 표정이에요.
워커홀릭이고요.
해외 출장가서 찍어오는 사진 보면 그렇게 해맑고 편안하고 자유로워 보여요
남편 갱년기가 너무나 힘들어 보입니다
경제적으로도 대출에 눌리고,
애들 쫓아다니며 종종거리고,
우울증도 있고, 과거 원가정에 대한 분노도 거세고요.
안스럽기도 하고,
좋을 수도 있는 인생을 모래사막처럼 사는 남편 보니
슬프기도 하고,
남편이 더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
저에겐 참 잘합니다(이것도 아마 성실성의 일부인듯)
지금으로선 애들이 잘 독립하고
남편이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덜고,
집에서 자기 좋아하는 컴퓨터나 종일 붙들고 살면...
(누가 건드리지 않는 삶)
그게 최선이 될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