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손절한 친정엄마한테 연락하기..

제 지난 글입니다.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741793

 

그 이후로 계속 상담을 받고 있는데요.

상담사가 이제 임신 7개월도 넘었으니 엄마한테 임신 사실을 알리는게 어떻겠냐고 하는데요. 상담사 분 생각은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니, 부모님에도 알리는게 좋겠다면서.. 문자로 혹은 전화로 뉴스 사실을 알리듯, 팩트만 간단하게 적어서 예정일이 언제다 정도만 알리라고 하시는데, 일단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은 후 최대한 간단하게 줄여서 문자로 보내라는데요... 이러한 조언을 3주 전에 들었는데, 3주가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문자 한통은 커녕 어떤 액션하나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메시지 보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카톡에 떠있는 엄마 이름만 봐도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현재 상담사 분과는 약 1년 넘게 테라피를 받아온 상태고 그 분도 아주 좋으신 분이라 아주 틀린 방향을 제시한 거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제 마음이 일단 너무 불편하니 고민이 많이 되네요. 

 

상담사분의 생각은, 제가 확실히 엄마를 마음속으로 끊어내지도 못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끙끙 앓으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다, 제 성향상, 애기를 낳은 후에는 끊어진 엄마와의 관계로 인해 더더욱 우울감을 느낄테고, 게다가 산후 우울증까지 겹치면 더 위험할까봐, 일단 최대한 건조하게 글을 써서 임신 사실만 전달하는 문자를 보내는게 어떻겠냐 제안하신 거 같고요. 

 

머리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제 생일날도 아랑곳하지않고 저한테 친척욕 아빠욕하면서 늘 그렇듯 화풀이하고 성질내던 친정엄마 태도, 그동안 사십년간 쌓아온 마음의 응어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편만 들면서 그 엄마한테 욕먹은 제 생일 며칠 후, 저더러 엄마의 간단한 하소연 정도도 안받아주는 철없는 너에게 실망이다. 라고  문자보낸 아빠, 그 이후로 3개월간 두명 다 연락 안하는 중이고 신년에도 연락안했고요. 부모님도 저를 탓하는 문자를 보낸 후 연락을 먼저하지는 않는 상황 입니다. 

 

이 상황에 구정은 코 앞으로 다가오고, 제 출산 예정일도 다가오고, 친정부모는 저 임신 사실도 모르고 있고.. 참 마음이 복잡하네요. 상담사의 조언은 최대한 건조하게 문자를 보내라 였어요.. 나 임신했다. 예정일은 언제다. 임신 중이니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 전화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잘 지내시라... 라는 내용으로 보내라는데요.

 

답답합니다.  다음 번 상담에 도저히 못하겠다고 말을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시도라도 해봐야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어떤 방법이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르겠구요. 

 

남들은 임신하면 친정부모님이 물건도 보내주시고 한다던데.. 저는 친구들이 보내주고, 친정부모는 하나밖에 없는 딸래미 임신사실도 모르고 부부가 모여서 괘씸한 년, 자식 키워봤자 소용도 없다, 연락도 안한다면서 욕하고 있으시겠죠.. 물론 어렸을때 다쳐도 병원 한 번 데려가본 적 없는, 아프다는 제게 짜증나는 얼굴로 성질 부리던 친정엄마 자신의 모습은 기억에도 없을테구요. 

 

문자를 보내려고 폰을 잡다가도 놓기를 여러번. 엄마가 정말 소름끼치게 미운데, 한편으로는 잘해주던 때도 생각나고, 임신사실 알리면 얼마나 좋아할까란 생각도 나고, 제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고.. 너무 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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