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치매고 파킨슨으로 손도 많이 떨고 걸음걸이도 이상하고 기저귀 차시고요.
집밖에 나가본지 오래 되었고 씻는 것도 싫어하고 옷 갈아 입는 것도 싫어하세요. 병원 정기 검진 받으시려면 안 가신다는 분을 여러명이 달라붙어서 준비시키고 모셔가야 하는 정도요. 그럼 몇 시간 동안 진이 빠져요. 나가서도 표정이나 걸음걸이 때문에 남들이 다 쳐다보고요.
자매들끼리 엄마집에 모여서 다음달에 모처럼 집안에 경사, 저한테 사촌 오빠의 딸, 조카니까 엄마한테는 손주 조카인가요. 그 아이가 결혼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식장이 시내라 주차는 어떡하나 축의금은 어떡할까 뭐 입고 가나 그런 얘기들이 오가는데 갑자기 엄마도 가신다네요. 이거 말려야 되는 상황인가요?
이모들이랑 연세 많은 어르신들은 엄마가 가시겠다면 가는 게 맞다는데요, 저희 딸들은 엄마가 안 가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축의금만 넉넉히 보내고 나중에 애들이 인사오면 그 때 밥사주고 선물도 주고 그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르신들은 저희가 그런 의견을 갖는게 못됐다네요. 엄마가 치매라 부끄럽냐고요. 그건 아닌데 신랑신부랑 그 시댁 어른들 보시기에 좋은 그림이 아닐까봐 걱정이 되어서요. 어떻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