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은 차로 20~30분 거리에 있어요
시부는 작년 봄에 치매 앓으시다 요양원 들어간지 석달만에 돌아가시고...
혼자 되신 시모가 파킨슨에 환시 증상이 심해요. 파킨슨 진단 받은지는 10년이 넘었고... 한 13년 정도 된거 같아요.
시모는 작년 초에 코로나 합병증으로 증세가 심해서 병원서 입원하는데 간병인이랑 계속 트러블 생겨서 블랙리스트로 올라가서 병원서 쫓겨나다시피했구요.
결국 다섯 남매 집에서 돌아가며 케어하다 증상이 호전되어 시골집으로 가시고 주간보호소 잘 다닙니다.
낮에 주간보호센터 다니시는데 낮동안에는 환시가 거의 없지만
밤만되면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해서 옆에 사는 작은집(남편 작은 아버지)에서 밤에는 대문을 밖에서 잠구고 아침 일찍 다시 열어줘요
간단하면 간단한 일이지만, 작은집에서 수돗물을 퍼간다고 작은아버지께 몽둥이를 휘두르고, 불났다고 자꾸 119부르고 ㅠㅠ 도둑 들었다고 새벽에 전화해서 깨우고 ㅠㅠ 치매는 아니라는데 환시가 많이 심해요.
그러다보니 작은집에서 자식이 다섯이나 되는데 왜 어머지 저리 놔두냐고 요양원에 왜 안 모시냐고 자주 화내세요(보통 어르신들은 요양원 안 가려고 하는데 좀 이상하죠)
당연히 시모는 요양원 가기 싫다고 하고요.
책임감 강하고 효자인 큰아들인 남편이 합가하고 싶어해서 마당이 넓으니... 집옆에 작은 이층 콘테이너하우스 짓고 살기로 했어요.
지금 시모가 사는 집은 2017년에 전원주택으로 새로 지은 이층집이긴한테
작기도 작고 남편이 따로 사는게 좋겠다해서 그러자했죠.
남편은 지금 사는 동네서 자영업인데 출퇴근한다고 하고
저는 프리랜서라 집에서 하루 종일 일합니다. 딩크구요.
원래 시골에서 사는게 로망이라 시가 동네에서 사는거는 큰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돌보던 길고양이들을 데리고 가 창고 개조해서 케어하고 집안에서도 몇마리 기르기로해서 저도 플러스인 점도 분명히 있구요(지금 사는 집은 좁기도 좁고 지금 있는 고양이가 좀 아파서 다른 냥이 입양을 못했어요)
평일 보호소 다닐때는 괜찮은데...(보호소는 매주 일요일, 그외에는 1년에 딱 두 번만 쉽니다. 설날 당일 추석 당일이요) 일요일에는 온전히 혼자 있어 약을 못 챙겨드시니... 넉달 전부터는 오남매들이 한주씩 돌아가면서 일요일에는 방문해서 약 챙겨드리고 와요.
저희가 합가하면 그 약먹는 일요일 루틴은 저희가 맡을거고
남편은 격주로 일요일 하루 쉽니다.
시골집에는 작은 강아지도 한마리 있는데 제가 산책도 아침 저녁으로 시키고 저녁산책때는 시모도 같이가면 좋겠다 싶은데 강아지랑 파킨슨 환자랑 가능할까 걱정은 되지만 한번 해보려구요.
남편이 일반 직장인이면 좀 걱정이 덜할텐데...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 다시 오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는 직업이라
끼니도 엉망이될테고 제가 자주 들여다보고 참견도 하고 그랬는데
시골로 이사가면 남편일은 온전히 남편이 알아서 해야하구요.
나이들면 애가 된다는 말이 맞는게.. 혼자되시고 나서 더 관심받실 좋아하는 시모와 단둘이 있을때 아무리 따로 건물에서 산다지만 나의 개인 생활은 얼마나 지켜질지 길고양이 집에 들이는건 비난하지 않을지(이건 남편에게 여러번 당부해두긴했지만요)
시모 돌아가시면 그 집은 저희가 자연스럽게 물려받을거 같은데 시누이들이 나중에 또 마음을 바꿀수도 있고 형제가 많으니 바람잘날도 없고 그렇네요.
지금 전원주택도 우여곡절이 많아서 남편이 재판까지해서 원래 살던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와 급하게 지어진 집입니다.
그때 치매환자 시부때문에 왠만하면 원래 집에서 살게 해달라고 땅주인에게 시세보다 비싸게 줄테니 땅을 팔아라, 아니면 땅 사용료?를 더 올려주겠다해도 다 거절당해서 집 철거하고 원래 집에서 제일 가까운땅도 동네 사람에게 엄청 비싸게 주고 사서 지은 집인데 그 일을 남편 혼자서 해결했어요. 그래서 시모가 고생한 큰아들한테 집을 주고 싶어했는데 시누 중 한명이 반대하고 저도 시가 시골보다는 완전 더 오지로 들어가고 싶어해서 반대했더랬어요.(제가 여자 자연인이 로망입니다 ㅠㅠ)
하지만 기후변화때문에 깊은 산골은 산사태가 무서워서 저도 마음을 바꿨고
반대하던 시누도 시부 장례 시모 입원을 거치면서 남편이 일하는걸 직접 보더니 좀 누그러진거 같더라구요.
제가 걱정이 엄청 많은 타잎이라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수없이 남편과 상의하고 결정한 일이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까봐 또 걱정이네요.
날 풀리면 토목공사 들어가는데...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