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뒷집 개가 아닌 개를 뒷집에 넣어줬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오고 1년 정도 후에 원래 키우던 개가 하늘로 떠났어요. 

그 때 이웃들이 많이 위로해 주고, 저희 집에 일부러 개를 데리고 와서 간식 먹이고 그러면서 동네 개들과 많이 친해졌어요. 그래서 저희 집은 개들에게는 인플루언서 집이에요. 저희 집 앞 마당에 마킹하고 그러면 다른 개들이 와서 또 하고 또 하고. 좋아요 수를 배변으로 표시하면 실버 어워즈는 받을 것 같아요. 

지금 제가 키우는 개는 저먼 셰퍼드 인데 이 녀석은 모두를 웰컴하는 녀석이어서 다른 집 개들이 저희 집 마당에서 같이 잘 놀아요.가출한 개들도 저희 집 계단이나 뒷 마당에 들어와 있는 경우도 많고, 그러면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서 또 친구되고. 

 

뒷집에는 스카이와 에이스라는 개들이 살아요. 스카이는 흰색 잉글리쉬 랩, 에이스는 초코렛 랩. 

스카이가 뒷 펜스 사이로 구멍을 파서 저희 집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뒷 집 아저씨와는 아저씨 부재시 스카이를 그 집 머드 룸에 넣어주기로 했어요. 어제는 2월 1일, 한 달 동안의 금주 기간을 마치고, 남편과 살짝 취해서 집에 오는데, 초코랫 랩이 저희 뒷마당에 웅크리고 있었어요. 웬일로 에이스가 집을 나왔네 하면서 다가가니 녀석이 넘넘 행복해 했어요. 밤이어서 그런가 살짝 더 색이 진해 보이기는 했는데, 남편에게 편안하게 안기는 것을 보니 뭐 당연이 에이스라고 생각했죠. 아저씨가 전화 안받아서 뒷집 머드 룸에  넣어놓고 집으로 와서 저희도 자려고 하는데, 멀리서 소리가 들려요. 

 

크라켓, 크라켓!!!! 크라켓~~~~~!!!!

 

엄마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남편과 눈이 마주쳐서 혹시 에이 설마 그래도 혹시 하고

뒷집 머드 룸을 열어보니 개가 고개를 갸우뚱 한채로 꼬리를 사정없이 흔들어요. 크라켓 하고 부르니

초고속으로 꼬리를 흔드는데 앗 이 아이는 크라켓이네요. 

얼른 크라켓을 안아서 거리로 달려나가 주인에게 돌려주고 왔어요. 

 

세상에 

왜 어제 밤은 달도 안 뜨고, 우리는 왜 취했을까. 초코렛 랩들은 왜 이리 비슷하게 생겼을까

오늘 아침에 뒷집 아저씨에게 이러저러 했다. 본의 아니게 남의 집 개를 잠시 넣어 놓았다 사과 하고 아저씨는 껄껄 웃고. 모두가 제 집을 찾아서 다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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