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가 친정아빠에게 맞고 컸는데요

어디서부터 얘기할까요

친정아빠가 문제가 있으세요..

나름 명문 상고 나온 장남이고 머리가 좋으세요

은행 다니다가 imf때 희망퇴직 하고 그 다음부터 직업이 없으세요. 퇴직 후 총 일한 기간이 1년은 되려나요..

제가 중3때 그렇게 됐으니, 제가 이제 마흔하나니까 몇년을 집에 계셨는지 가늠해주세요.

엄마가 일하시고 자매 키우셨구요..

저 사춘기 때, 심지어 대학 때 매 많이 맞았어요.

이유는 다양하게 공부 못한다, 집에 늦게 왔다, 말대꾸 한다..등등 머리채 잡히구 속옷차림으로 문밖에 내 던져졌고 뺨은 물론이고 머리 맞고 발차기에 맞고.. 그냥 남자가 빡이 돌면 여자는 그렇게 맞게 되는구나 알았어요. 엄마랑 사이가 당연히 안좋았고 저는 동네북처럼.. 엄마도 저에게 화내고 아빠도 저에게 화내고 때리고.. 어머니 아버지는 둘이 싸우면 크게 되니까, 저만 그렇게 동네북처럼 당하는 느낌이었어요. 동생에겐 그런 일이 없었고.. 또 제가 할말은 하는 타입이라 그런건가.. 내가 비호감이라 그런건가.. 아무튼 그렇게 살다가 스물여섯에 결혼을 했어요. 빨리 나오고 싶었던 것도 있구요. 집에서 나온 것 정말 잘한 것 같았어요. 얼마나 구속하던지 저는 친구들과 여행이나 외박은 해본 적이 없었어요. Mt도 한번 안가봤죠.

 지금은 제가 해외에 살아요. 주재원으로.. 한국에서 먼 곳에 있어요. 겨울 방학 때 친정에 머물렀어요. 친정아빠가 너무 싫긴하지만 세월이.. 14년의 세월에 아빠도 늙고 저도 철이 들었을거라, 내가 그땐 철이 없었고 아빠도 혈기가 왕성했을거라 생각했고 막상 지내보니 나쁘지 않더라구요. 근데 아버지가 사소하게 제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싶어서 그렇게 말하지마세요 했는데 그때부터 일이 붉어지더니 저에게 달려들려고 하더군요. 엄마는 말리고, 그런 엄마를 밀치고.. 아 너무나 익숙한 이 상황.. 십몇년 만인데 당황스럽더라구요. 나는 힘도 약한데 무력으로 맞서야하나? 내가 마흔 넘은 이 나이에 아빠한테 맞을 수도 있나? 너 나 무시하냐!! 까지 번저 나가면서 전..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희번덕 거리는 눈.. 징그러운 그 힘을 쓰려는 자세.. 차라리 맞아 볼까 생각도 했어요..

흥분하지 말고 앉아서 얘기하자고, 모가 잘못됐냐고 하는데도 흥분을 못 가라 앉히시거라구요.. 저는 아이들과 집을 나갈 생각이었고 엄마는 제발 참으라고만 했어요. 내 앞에서 아빠 욕을 아빠가 없는 듯이 하던 엄마.. 그러고는 아빠에게 살갑게 대하더군요. 그때서야 왕처럼 된 아빠.. 아 맞다.. 이랬지.. 어릴 때.. 나 하나를 뭉개고서야 둘은 풀어졌지.. 아빠는 힘을 보여주고 나는 엄마의 응어리를 해소해주고.. 

 

큰소리가 나고 그 좁은 집에서 나에게 달려들겠다고 하는 아빠, 그걸 막아선 냉장고 사이에 있는 엄마, 그런 엄마를 밀치는 아빠.. 사실은..112에 전화를 걸었었어요. 신호가 가자마자 끊었는데 몇번이고 괜찮은거냐 문자 전화가 지구대에서 오더군요..

 

너무 충격적이고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요..

하지만 남편에게는 털어놨어요. 제가 사는 나라로 와서요..

무심한 남편도 많이 당황하고 처음으로 안쓰럽게 보더라구요. 제가 결혼전까지 어떤 환경에 있었는지 아는 사람이지만..지금은 그때와 다르니까요..

한달 전 기억이 떠올라 적어봐요..

곧 지울지 몰라요..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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