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원 다닐때였어요
학생들과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저는 발표가 넘 싫고 무서웠어요
혹여나 실수할까 공포스럽고 부끄러위서
진짜 까만 밤을 하얗게 새워가며
pt를 엄청 준비하고 모든 멘트 달달 외우고
잠 한숨 못자고 준비하여 잘 마쳤는데요
공포스런 기분으로 강단에 올라서
좀 긴장 경직된채 외운것을 발표했고
아무튼 주변 칭찬받으며 잘 마쳤어요
칭찬도 받고요
그렇게 저는 지나치게 과하게 노력하고 애쓰는 나였어요
그런데 어느 친구 하나.
그 친구는 진짜 준비 하나도 안하고
너무나도 모른채로 나와서 pt하며 버벅대더라고요
그런데도 신기한건
그닥 큰 부끄러움도 없어보였어요
뭐랄까 대놓고 버벅대는걸 인정하며 말하는 느낌?
나중에보니 그녀는 준비못해
그순간만 조금 편치 않았을 뿐.
막 심하게 창피해하거나 공포에 덜덜 떨거나
쥐구멍에 들어가고 그렇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말도안되는 발표를 듣는 내내
제 얼굴이 수치심으로 가득하고..
저 친구 너무너무 창피하고 와 진짜 죽고싶겠구나
그런 생각에 너무 낯뜨겁고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나 정작 그 친구는 그 이후에 크게 신경안쓰는듯했고 저만 뚜렷하게 기억하고있어요
넘 끔찍한 기분이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지금 문득 떠오른 생각.
아 내가 찌질하고 못난 내 모습을
기를 쓰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었던 거구나
그래서 그토록 열심히 과하게 완벽하게 준비했고
그 친구의 못난 모습에 그토록 치를 떤거구나.
아.. 친구의 못난 그 모습은 바로 내 모습이었구나!
하는 깨우침이 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pt를 잘하는건
그리 중요한게 아니었어요.
그때의 나는
내 못난 모습을 안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너무너무 강했다는 것.
나는 늘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
( =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있는 그대로 타인을,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그토록 내 괴로움이 컸다는 것.
바로 이게 중요한 거였는데 말이죠.
이제사 알아차립니다.
왜 그때 생각이 종종 났었는지를요.
이제 알아차렸으니
이제는 조금은 준비가 된 것이겠지요?
나의 못나고 찌질한 모습도 다 받아들일 준비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그리하여 괴로움없이 걸림없이 살 준비가..
그리하여 이 홀로그램 환영의 세상에서
자아(에고)들에 의해 끌려다니는 삶을 벗어나
근원(본성,참나, 현존, 성령)으로 살 준비가.
모든 것의 시작이 자기사랑.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라는 거.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겨봅니다.
오늘 하루
자신의 찌질한 모습까지도 사랑하는
무한한 사랑 근원으로 살아가는
그런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