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0년에 종지부 찍고 혼자 나와 살고 있습니다
이혼 서류 정리한게 3달여 되네요
일찍 결혼해서 아이들 둘은 성인이고 큰아이는 결혼 상대도 있어요
아이들 대학가면서부터 사이가 급격히 안좋아졌고 둘째 대학 졸업즈음에 남편이 먼저 이혼하자 하더군요 그게 작년이에요
여자가 생긴건지 아닌지는 캐묻지도 않았어요. 아이들 어릴때 남편이 유흥업소 들락거리며 외도 했었고 한번은 덮자 싶어 덮고 살았어요. 아마도 여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남편이 말하는 이혼의 이유는 본인이 하고자 했던 사업에 제가 재를 뿌렸고(제가 반대했어요. 워낙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인데다 한번 꽂히면 누구말도 듣지 않는 사람인데 그나마 얼마 있지도 않은 돈을 너무 성급하게 자기뜻대로만 굴리려고 하길래 반대했습니다. 성질이 불같아서 가족이나 친구 누구도 견제해줄 사람이 없었고 그 역할을 평생 제가 했었어요. )
자기가 더 잘나갈수 있는 사람인데 너때문에 지금 겨우 이꼴이라는 거에요.
사업이니 부동산이니 잘 풀리지 않은걸 다 제탓하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고 남편이 알콜 의존증이 되면서 이혼에 가까워졌죠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던 결혼이었어요 힘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이혼 하니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에 실패했다는 패배감이 너무 지독하네요
지나가는 노부부들 보면 가슴이 쓰립니다.
제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의 꽃같은 청춘의 30년이 의미없는 시간이 되어버렸고 이제 중늙은이 다된 초라하고 외로운 아줌마가 되었다는 생각이요. 아무리 힘든 시간이었다 해도 같이산 30년의 세월이 무겁네요. 마음이 너무 복잡합니다. 이혼 하고 만세불렀던 니콜 키드만같이 이혼 하고도 바로 세상 후련해서 살맛난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오랫 결혼기간 끝내고 저같이 패배감 상실감 이제 나는 동반자가 없다는 (전남편이 그립다는건 아니에요) 허전함에 괴로운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그리고 이런 감정은 시간이 약이겠지요? 얼마 지나면 괴로운 마음이 나아질까요 다행히 좋은 친구들이 옆에서 정서적인 지지를 많이 해주지만 제가 이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거 같아요
얼마 정도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