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근 후 식탁에 앉아 밥을 먹어요
마주 앉아서 이런 저런 너스레를 떨며 얘기를 합니다
남편 표정이 안 좋아요
눈치를 봅니다
회사에서 무슨일 있었어?
화났어?
차라리 무슨 일이 있어서 기분이 안 좋아
라고 하면 괜찮은데
아무일 없었다고 하며 표정 말투가 안 좋으면
눈치를 계속 봐요
습관 인거 같아요
원래 예민한 기질 인데 어렸을때
새엄마 눈치 보며 자라서 50인데도
눈치를 보네요
이젠 제가 스스로 지쳐요
나는 왜 이럴까요
새엄마 기분이 안 좋으면 언제 머리채를
잡힐지 매질을 당할지 모르는 일이라.
밥 굶기는 예사 였어서
눈치 보는 일이 그냥 숨쉬는 일 처럼
당연히 되어 버렸나 봅니다
갑자기 아득해 졌어요
남은 인생도 남 눈치 보며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을 하니
그만 살고 싶어졌어요
별것도 아닌것들이 너무 버겁습니다
우울증 일까요
새엄마의 트라우마 에서 벗어 나고 싶어요
물리적 거리는 멀어 졌지만
매 순간 내 삶을 짖이기고 있어요
기억 상실증 이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