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알고 지낸 지인들 모임이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다사다난한 일을 공유해서
아이들 입시 정도야 ...했는데
제 오산이었네요.ㅠㅠ
제가 스타벅스 입장하자마자
모두들 제게 집중하더니
결과 나왔지? 어디야? 전공은?
그 호기심 어린 눈빛들이라니..
그쵸. 기대보다 결과가 좋았거나
예상보다 운도 좀 따라줬으면
제 마음이 좀 달랐...겠죠..??
한참 못 치는 결과에
재수은 안 한다고 하고
겨우겨우 그냥 밀고 가보자
마음 다스리는 중인데
다시 출렁출렁..
선뜻 말하기 싫어서
점심 먹고요....뭐가 그렇게 급해요..ㅎㅎ
억지로 웃는데
웃는 게 웃는 게 아닌..뭐, 그런
커피 마시고 점심 먹으러 가서
앉자마자 누군가
궁금해죽겠다. 못참겠다. 하고
헉...혹시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모습일까?? ㅠㅠ
마음이 옥죄오는데..
그동안의 입시 상황에 대해
전혀 오픈 안 한건 아니니
그동안 이래저래 해서 이랬다...
차분히 설명하는데
일제히 무슨 ...참. 끙.
그래서 거기 갔다고??
아뇨. 거긴 불합격이구요
누군가의 안도하는 한숨은
제 자격지심........이겠죠...?
그래서?
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러저러한 선택했고
전공은 뭐다.
아주 잠깐의 침묵 끝에
축하한다 소리 나오는데
진짜.. 울고 싶ㅠㅠㅠ
한 분이 조심스럽게
그래서...재수는 안 한대?
네..
그러고 나니
거기 좋아..좋대
당사자 앞에 두고
뭐가 좋다고 서로서로
좋다는 소리만 연발.
지금까진 모임 하면서
밥 먹고 가겹게 산책하면서
간식도 곧잘 함께 먹곤 했는데
진짜 기분이 뭐 같아서
그냥 일 있다고 먼저 나와버렸...습니다.
잘 다스렸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아닌가 봅니다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는 후회들,
여러 선택에 대한 짜증들.
심지어
재수 안 한다고 한 아이에게도
더 몰아붙였어야 하나 싶기도...
집에 있기 진짜 싫어서
알아서 차려 먹으라고 하고
지금 잘 모르는 동네
다시 카페에 앉아 있네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분들의 호기심과 궁금함이
지나쳤다기보다
모든 건 다 제 마음의 불만이
가장 큰 문제다
스스로 다독여봐도
솔직히 잘 안되네요.
이 글 쓰면서
눈물이 또르르.....ㅠㅠㅠㅠ
아..모르겠네요
진짜..
아침에
요즘 맛든 시금치로
잡채 만들어 아이에게
맛있다 소리 들으며
행복했는데.....
이렇게 오후에 울고 있을 줄은.
사람 마음이란...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