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민온지 15년이고 결혼 23년만에 이혼했습니다. 내년이면 50살이에요
신혼때부터 문제가 많았었고
술문제, 유흥, 외도, 골프, 낚시 등 취미로 가정 등한시 하기 등등 가능한 모든 갈등은 다 있었던거 같네요.
전남편은 그냥 자기 멋대로 살고 싶은 사람이었는데 가정을 가지고 자기가 모든걸 희생하며 살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애초에 결혼과 맞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어찌보면 자기말대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바람에 오래 참았던거죠. 이민도 전남편이 미국병 걸려서 둘다 잘다니던 (둘다 공사 다녔어요) 회사 그만두고 이민 온거구요.
저는 이민 이후 아이 키우며 전업했어요.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하면서 집을 나가면서 이혼 하게된거고 이혼전에 휴대폰 두개를 가지고 다니고 휴대폰을 절대 보여주지 않고 lock 걸어놓고 했던거 보면 아마 여자가 생긴듯도 합니다. 워낙 제멋대로인 사람이었어서 이제 여자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아요.
다만 일방적으로 이혼하게 되면서 재산분할, 위자료 등등을 그나마 전남편 기준에서는 후하게 줬다고 하더라구요
집값의 60%, 위자료로 월 3천불 15년, 은퇴연금 반(이건 남편이 회사다니는게 아니라 식당을 해서 개인연금인데 많지 않아요) 한국의 5억 정도 가격의 지방 아파트 60% 이렇게 받기로 했어요
하지만 위자료 매월 3천불 받는건 남편이 돈벌이가 시원찮아지거나 은퇴하면 못받아요
그래서 현재 구직중인데 경력 단절된지 15년이 넘었고 영어도 그냥 그럭저럭이니 미국 마트, 코스트코 홀푸드 등 리테일에도 이력서 넣고 있고 작은 규모회사 어드민에도 넣어보고 있는데 이력서 40개 정도 넣고 링크드인으로 팔로업도 하는데
연락이 하나도 안오네요 ㅠㅠ 그나마 한번 오피스 어드민 포지션에서 연락이 와서 전화인터뷰한적 있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는거 보니 떨어졌나봐요
아이도 대학생이고 떨어져 사니 덩그러니 집에 저 혼자 있어서 지인들과 약속없으면 하루종일 한마디도 안할꺼 같고 외롭고 돈문제도 불안하고 해서 일하고 싶어요... 정말 일하고 싶은데
연락이 안오네요 ㅠㅠ
아이 통해서 제가 이거저거 알아보고 조바심내는걸 들었는지 전남편이 한번 연락오더니 저보고 기본적인 생활비는 줄껀데 왜 그렇게 걱정을 하냐고 하네요 헐.. 뭐죠 고양이가 쥐 걱정하나요? 누굴 믿으라는건지...
몇년 미국에서 직업 구해서 노력해보다가 안되면 한국 돌아갈까도 생각해봤는데 한국으로 돌아가면 오십대 넘을텐데 저 일 할수 있을까요?
한국가면 현재 사는 집 렌트주고 이거저거 떼고 나면 월 천불 조금 넘게 남을꺼 같고 그걸로 제 생활비하고 친정들어가서 살면 애 아빠가 주는 생활비는 그대로 세이브 가능할꺼 같아요
그래도 저는 최대한 여기서 쇼부 보고 싶어요 ㅠㅠ
전남편 때문에 안정적인 직장, 부모님과 형제자매, 친구들 다 버리고 미국 이민왔는데 이혼하니
미국살이도 갑자기 낯설어지고 한국에대한 향수가 더 심해지고
외로움, 우울함, 불안함 등으로 제가 지금 멘탈을 겨우 붙잡고 하루하루 서바이브 하고 있는데도 있으려는 이유가
아직 어린 아이도 걱정이고 또하나는 제 스스로 여기서 적응 못하면
인생에서 두번 실패한 느낌일꺼 같거든요. 이혼도 인생에서 큰 실패인데 적응까지 못하면....저 망가질거 같아요.
아이 졸업때까지 버티며 노력해볼때까지 해보다 안되면 한국가는거... 이거 제 생각이 제 상황에서 맞는걸까요? 그 일이년 동안 오히려 한국에서 새로 시작할 시간을 버리게 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어요 뭐가 최선의 선택인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