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깁스를 했고 오늘 병원가는 날이였는데 가깝기도 하고 혼자서 씩씩한 사람 코스프레하며
열심히 목발을 짚고 가봤어요.
걷는 건 할 만 했는데 무거운 유리문이 난관이더군요.
우연히 마주 친 저를 위해 무거운 유리문을 열어주고 50미터쯤 떨어진 두번째 유리문 까지
다시 돌아가서 유리문을 열어주고 기다려준 분은
한달에 하루 이틀 착하고 나머지 날들은 편견으로 굳어있고 때로 날카로운 제가
평범했던 어느날엔가 그 분을 길에서 마주쳤다면
머리에 깃털 달린 모자쓰고 알록달록 목도리에 화장은 또 왜 그리 요란한지
여러분 저 오늘 되게 이상한 분을 봤어요.
왜 그렇게 입을까요 라며 그분을 82의 글감으로 수다거리로 삼았을거예요.
예쁘게 차려입은 분도 심지어 병원분도 저를 스쳐가며 제게 그런 친절을 베풀어주진 않았는데
도움을 받고 나니 간사한 마음이 네가 덜 된 참 인간이다라고 알려주네요.
공작새 같이 화사했던 아주머니 오늘 제게 햇살같았어요.
반짝 반짝 빛나는 공작새로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 오늘 깁스 다시 했는데 2주만에 종아리가 새우깡 처럼 됐어요.
꼭 끼어서 못 신었던 롱부츠 생각이 났었네요. 역대급으로 가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