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된장국에 곰팡이 피고 썩은 얼가리 넣은 엄마

아침에 된장국을 끓였어요.

오랜만에 엄마가 집에 놀러오셔서 국끓여 아침 차려드리려고

 

급한대로 멸치육수 내서

청양고추, 새송이버섯 얇게 자른 것, 양파, 감자, 조선간장

이렇게만 넣어도 구수하니 맛있었어요.

 

그간 집을 비워서 오랜만에 국 끓인 거였어요.

집 비우기 전 한달 이상 전에 구입한 얼갈이가 있었는데 아침에 열어보니 뿌리부분에 곰팡이가 잔뜩 피어서 썩은내 진동해서 도저히 먹으면 큰일나겠다 싶어 

엄마께 말씀드리고 

이거 버려야 된다.

출근길에 버릴 시간이 없어서 바닥에 두고 출근했어요.

 

출근하고 두어시간 있다가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너는 살림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멀쩡한 얼갈이를 왜 버리냐

내가 손질 했다

하시는데

와. 하늘이 노랗네요

 

그 썩고 곰팡이 핀 이파리. 2000원 주고 산 썩어버린 잎이 아까워

그 곰팡이 잔뜩 핀 걸, 잘라내고 씻어 데쳐 된장국에 넣었나봐요

 

엄마한테 그랬어요,

그 된장국 끓인거 오늘 싹 버릴거라고.

더이상 썩은 음식. 냉장고 오래된 음식 안먹을거라고

 

엄마의 구절스러움을 나한테까지 강요하지 마시라고

 

너무 우울하고 슬퍼요.

 

된장국 베이스로 쓰려고 많이 끓였는데

엄마의 분별없는 구절스러움으로 싹 버려야되고, 너무 우울하고 절망스럽네요.

 

그런 곰팡이 먹으면 암 걸린다. 몸생각해라

형부나 새언니한테 알리면 어떻겠나

남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왜 하시냐

정말 속상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도, 너는 내 말을 안믿으니 알아서 살아라

그래요.

 

한평생 현명하게 자식 키운 엄마인데, 가난할때 음식 오래된 것 먹던 습성을 아직도 못버리고

썩은 재료로 멀쩡한 국 버리게 생겼네요

너무 속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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