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자식이 뭔지...

밤새 코가 막히고 목이 메이도록 울고나서 마음 다잡았습니다. 

이 자식이 왜 나에게 왔을까. 마음을 비우자. 

아무런 욕심도 기대도 말고, 집에 있을때 집밥만 먹을 수 있도록 최소한 밥만 해주며 지내자. 

 

응팔의 보라와 오버랩 되는 부분이 많은 딸입니다.

명문대 붙었을때 이거면 됐다 너 효도 다 한 셈이다 속으로 생각하며 뿌듯했습니다. 

밖에서 자랑 하고다니는 성격은 아니지만, 

어디서 자식자랑은 말랬다고 그 말이 정답입니다.

 

대학만 합격했지 안 맞다고 휴학하고,

1년 알바하며 돈도 많이 모아뒀길래 그래 기특하다는 생각이 마르기도 전에,

날이면 날마다 술마시고 새벽에 들어오질 않나,

며칠전에는 필름끊겨 파출소에 있는거 놀란가슴 부여잡고 데리고 왔는데 이마저도 기억을 못해서 자기가 혼자 잘 들어온걸로 압니다. 

그 다음날 또 나가서 술마시고 새벽귀가. 

이 날 한 소리 좀 했습니다. 

위험한 세상 늦으면 걱정되니 12시 넘게되면 어디에 누구랑 있다 연락이라도 해주고 가능한 일찍 들어와라. 그랬더니 적당히 1시에 들어왔는데 왜 그러는거냐고.

쓰레기 같은데라도 나가서 자취하고 싶답니다. 

그게 할 소리랍니까.

다음날 아침 언성 높인거에 대해 나도 미안하다 했고 딸아이도 미안하다 말은 했지만,

상처는 남네요. 

 

경제적 지원이 너무 풍족하니 어려움을 몰라서 그러는건지.

홧김에 그래 당장나가!! 하고 싶었으나 그러면 진짜 나갈 아이이고,

혼자 있을땐 먹는것도 엉망 집도 엉망, 정신상태도 불안한걸 알아서 도저히 내보낼 상황이 아닙니다. 

 

휴학하며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어서 스스로 정신과 찾아가서 상담하고 있다는 것도 한참 지나서 알았고, 벌써 몇 달 째 혼자서 다니고 있는데 약도 서서히 줄여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힘든 시기 혼자 이겨내볼려고 노력한다는걸 알아서

험한말로 다그칠수도 없고, 

그저 너 하나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라고 도와주고 싶은 맘 뿐인데,

그걸 몰라주고 이리 사춘기 방황소녀처럼 구니

속이 타들어갈 뿐입니다. 

붙잡고 앉아 꼰대같은 인생조언 따위 한들 통하지 않는 세대라는거 잘 알고,

밥은 꼭 식탁에 앉아서 먹어야 하고,

세끼 시간맞춰 먹어야 하고 등

아주 기본적인 습관들 조차 따르기 거부합니다.

음식은 죄다 침대 가져가서 먹고.

 

복학해서 학교만 무사히 잘 졸업하길 바라는 조마조마한 마음에

최대한 맞춰줄려고 하는 편이었는데,

이제 조금 바꿔야 할 듯 싶습니다.

 

그 어떤 기대도 말고

나도 나에게 집중하며 살아야 겠단 생각이 들어요.

 

그마나 하던 일이 있어서

일에 집중 할 것이고...

아이가 미완성이든 불안한 점이 많이 보이든

점점점 마음에서 놓아주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아요.

 

자식 정말 내 뜻대로 안되더이다.

 

아이에게 목메달며 올인해서 키우고 있는 초중고등 엄마들..

감히 한 말씀 드리자면,

전부 그러는건 아니겠지만

아이 대학 보낸후 찾아오는 공허함 물론 크지만

그 조금 더 후에 찾아오는 거리감이 배는 큰 것 같습니다.

 

미리미리 대비하시어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취미든 일이든..

꼭 준비해두시길요..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