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칼국수 집에서

집 근처에 칼국수 맛집이 있어요 

원래 사골칼국수 잘 안 먹는데 이 집은 40년 맛집 답게

누린내 하나 없이 정말 맛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웨이팅이 어마무시해서 늘 오후 2~3시쯤

한가할때 가곤 해요.

 

지난 몇 주간 계속 이 집 칼국수가 생각나는데

좀처럼 시간이 안 나서 못 가고 있다가 

오늘 오후에 드디어 갔어요.

 

전부 입식테이블인데 자리 잡고 앉아 주문하고 나니

이미 한참 식사중인 앞 테이블이 눈에 들어와요.

세식구였는데 제게 등을 보이고 앉은 30대 엄마가

운동화를 벗고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려 무릎 세우고

먹는데 그 모습이 너무 퍼질러진 여편네 같다고 해야하나.

진짜 볼썽사나웠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냥 전 제 칼국수 먹고 있는데 다 먹고 나가더라구요 

 

다음에 들어온 40대 남녀 테이블도 앉자마자

여자분이 어그부츠 벗고 의자에 양반다리 하고 앉아요.

신경쓰지 말자 하고 먹다가 무심코 고개 들었다가 

그 여자분 양말 바닥이 눈에 딱 들어와요.

 

이런 꼴들 보기 싫어 입식 식당만 골라 다니는데

피할 수 없이 이렇게 발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누군가에겐 바닥에 주질러앉아 먹는 일상적인

식습관 일수도 있는거고

비위 약한 누군가에겐 몇 주동안 먹고 싶었던 칼국수가

단번에 입맛 떨어지는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겠지요.

 

요즘은 집에서 거의 대부분 식탁에서 식사하지 않나요?

왜 이런 볼썽사나운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지 참 힘들어요.

여름이였으면 맨발 공격 당했을텐데 겨울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하며 다 못 먹고 나왔어요.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