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동훈이 청주에 갔다가 지가 다니던 수동성당에 간 사진을 보았어요
당시 미국인 신부님이던 함제도 신부님의 사진도요.
수동성당은 어릴 적 내 환상과 추억이 있는 곳이에요
요즘은 성탄 자정미사를 안 하고 8시나 9시쯤 성탄 밤미사를 하지만
그때만해도 자정에 미사를 했어요. 미사를 마치고 하얗게 눈 온 길을
따리 집에 오던 기억, 택시를 타고 오는데 벗은 남자가 뛰어들던 이상한 기억
미사가 지겨워 몰래 나가 성당 정원 가로등 밑에 뚤린 구멍에 손을 넣었더니
뭔가 찌릿하던 기억. 당시는 내가 미사를 몰래 빠져나와 악마가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가려는 건 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감전일텐데 ㅎㅎ
성당 다락 같은 곳에서 하던 첫영성체 교리 외우기
당시 같이 놀던 글라라, 미카엘 아마도 미카엘이 날 좋아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있는지 사실확인이 불가능하네요
첫 영성체를 준비하기 위해 생애 처음 고해성사를 보았는데
마치고 나오는 길에 정말 중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가벼움과 자유로움
은 아직도 생생해요. 초 3 어린애에게 무슨 죄가 있었을까요?
누가 친절히 수동성당과 함제도 신부님관련 기사를 링크해줘서
따라 들어가봤더니 소식은 모르나 궁금했던 함제도 신부님의 근황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몇년전에 구술사 작업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책을 주문해서 읽는데 계속 눈물이 나더군요. 메리놀회에서 더이상 한국에 선교사가
오지 않고, 파견되었던 신부님들은 몇 안남으시고, 청주에 남고 싶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죽어서나 돌아갈 것 같은 함 신부님의 심정이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하고,
지금의 제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일까요?
우야든둥 한동훈 나비효과인데
한동훈의 표정과 태도와 자세와 말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비대한 자의식과 자아를 갖게 된데 청주와 수동성당이
무슨 영향을 미쳤을까 잠시 쓸데없는 고민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