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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뭐 별로 들으실 분 없겠고 중요하지도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한동훈 비호감입니다.
먼저 저는 정치도 나름 전문직이 되어야 한다는 사람이예요.
국가 운영에 대한 정책 비전,
이해관계자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통찰력,
자원 배분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할 줄 아는 능력 등등...
이런건 단순히 지적 엘리트라고 가질 수 있는게 아닙니다.
의사, 법조인들도 직능 이해관계에 갇히고
교수들이요? 지들이 똑똑한줄 알고 혼자 떠들다 끝나기 십상입니다.
의외로 관료들이 저런 능력이 있는데...이들은 또 비전 제시가 약하고...
우리나라 언론이 정쟁 위주 보도를 좋아하고
국민들도 그런 뉴스에 더 환호하니
정치인들이 그런 쑈에 치중하고
아무튼 뭐 그러다보니 그런 것만 부각되는데..
의외로 유명하지 않은 국회의원 중에 보면 나름 제가 말한 저런 일 하겠다고 애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무튼...
한동훈이 법무장관으로 국회에서 논쟁하는 것도 별로였고
검사만 한 인간이 국가 정책 비전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갈등 조정 능력? 아직까지 본 바 없어요.
다만 남자로서 슈트핏이나 자세는 부럽습니다...ㅠㅠ...아고 내 젊음은 어디 갔나...젊었을 때도 사실...ㅠㅠ
말이 샜는데요.
그런 저도 지금 한동훈에게 어느 정도 끌리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진천 시절을 화양연화였다고 담담히 말하는 태도에 저도 모르게 뭉클하더군요.
그거 기존 정치인들은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자기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희생양이다 떠드는데..
그냥 책한권 들고 카페가서 좋았다고...거기 우유케이크 먹어보시라고..
새롭죠.
또 하나 더 들자면 엘리트 남성의 태도입니다.
구차하게 징징거리기 싫다. 이럴 때 담담히 견디라고 국가에서 월급 주는 거 아니냐. 조선시대처럼 사약받는 것도 아니지 않냐...
이렇게 이전 정치인들과 달리, 뭐랄까 엘리트의 윤리와 품격을 강조하는 모습인데......
이게 이 정도로 먹히는 거 보면...
확실히 세상이 달라졌구나 싶습니다.
기존 우리나라 정치인들 패턴있잖아요. 내가 얼마나 어릴 적에 가난하게 살았는지 아냐, 내가 얼마나 탄압받았는지 아냐...
기존 정치인들이 저랬던 건 그게 먹혔기 때문인데...사람들도 그거에 움직였고...
그런데 지금 불고 있는 한동훈 바람은 뭔가 시대적 트렌드가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사실 민주당도 트렌드 변화에 아주 둔감한 건 아닙니다. 최근 민주당 영입 인사들 보면 주로 이공계예요. 어설프게 주워들은 인문학 내세우며 (추미애가 국회에서 책 들고 징징 거리던거 기억하시죠? ㅋㅋ) 목소리만 큰 정당 이미지 탈피해보겠다는 거죠.
그렇지만 기축통화 떠들던 이재명...이 있는한...ㅎㅎ
말이 샜는데...
최근들어 시간이 문제지, 87 체제는 이제 저물어간다..는 말도 많고
민주당 연구원 부원장이었던 최병천씨도 진보의 시대는 갔고 보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던데...
아무튼 제가 꼰대라 그런지 한동훈 바람은 놀랍네요.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면...
민주당 386 정치인들이야 이미 한몫들 다 챙겼으니 불쌍할 것 없고...
지지자들이야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이니 역시 불쌍할 것 없고..
다만, 제가 한때 노사모여서인지...
민주당 주변의, 한때 운동권이었거나 운동권 언저리에 있다가 정치에 미련 못버리고 맴도는 낭인들...
이 사람들은 참...
ps - 지금 과거에 한동훈과 비슷한 느낌의 정치인이 누구였나 떠올려보니 이홍구 전 총리가 비슷했습니다. 스타일 좋고 깔끔하고...이홍구 아는 사람들일 수록 진짜 엘리트라며 안타까와했죠. 그런데 대중적으로는 전혀.... 대선 경선 나왔다가 안되겠다 싶으니 구질구질한 말 없이 깔끔하게 사퇴했는데..그런 처신이 뭐 파장도 전혀 없을 정도였죠. 아무튼 진짜 시대가 바뀐 것 같기도 하고...제 느낌대로 정말 바뀌면 좋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