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의 효자 코스프레 어디까지 맞춰줘야 하나요

시아버지는 성정이 좀 괴짜같은데가 있고

제가 보기엔 약간 아스퍼거 성향도 있으세요.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5세 아이같이 갑자기 버럭 화내기도 합니다.

치매 아니라 젊어서부터 쭈욱 그런 성격.

 

남편은 그런 아버지랑 사이가 안좋고 정이 없어요.

한번은 저희 집에 시아버지가 오셨는데

아이 재우고 있는데 갑자기 거실에서 큰소리가 나더라구요

둘이 별것도 아닌걸로 큰소리로 싸움이 나고 시아버지는 집에 가버리셨어요.

그 뒤론 더 대면대면해졌고요.

 

저는 시아버지에게 별 감정이 없었고

신혼때는 뭣도 모르고 상냥하게 대했는데 

저와도 익숙해지자 가족의 바운더리에 들어온건지

시댁에 방문하면 저에게도 말도 안되는 걸로 버럭거리고 핀잔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몇번 너무 놀라서 그 뒤로 시아버지 얼굴 보기도 싫어졌지만

가끔이고 시어머니가 좋은 분이시라 방문해야할 땐 하고요.

 

저희가 시댁에 방문하면 저희가 옆에 있어도 쳐다도 보지 않고 앞만보고 무표정이에요.

아니면 혼자 방에 들어가 있고요. 

아이들도 이상한 걸 눈치챘는지 "할아버지는 왜 혼자 방에 들어가있어?"합니다.

그런 사람과 어떻게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하겠어요.

그런데 이상한건 직접 보면 한마디도 안하다가

단체창 카톡 문자로는 세상 자상한 사람처럼 길게 보내신다는 거예요. 

혼자 독백처럼 "눈이 오니 --네는 잘있는지 모르겠다" 이런식으로요.

물론 아무도 대답 안하고요...

 

그러다 시아버지 연세가 90이 가까워지셔서 상속을 시작하셨어요.

그러자 이번 시아버지 생신에 남편이 안하던 화상전화를 하더라구요.

본인은 통화하기 싫으니 얼른 저에게 바꿔버리고 자리를 뜨더군요.

저는 기계적으로 인사하고 끊어버렸는데요.

제가 기계적으로 했다고 지금 며칠째 삐져있습니다.

저는 너무 황당합니다. 

제가 효자 코스프레 대신하기도 싫고 시아버지 상속 제 돈도 아니고 관심도 없습니다.

저도 돈 벌만큼 벌고 저희 부모님도 상속재산 충분히 있으세요.

저는 어떻게 처신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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