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중3딸이 엄마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데요.

딸 아이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부탁드려 봅니다.

 

처음 아이가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라는 말을 했을 때는 중1.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넘겼다가, 

그래도 감정적인 아이에게 사고형인 엄마가 너무 곰살치 못했나 싶어

사랑한다는 말도 하고, 표현도 더 하려고 했어요. 그때  아이의 말에 일일이 대답해 주진 못했지만

내 감정의 표현이 적나 싶어 아이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나름 더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딸 아이를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다른 분들처럼요.

아직도 애를 보면 너무 귀여워서 볼 꼬집고 어이구 이뻐~ 하면서 이마에 볼에 뽀뽀해 줍니다

딸아이 하나라 사실, 네.. 혼연일체로 키웠어요

제 마음은 그랬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놓아줘야 할 것을 알기에

반항도, 제 말을 듣지 않는 것도 다 속상하면서도 흐믓했어요.

 

학원 선생님도 멘탈이 아주  건강한 아이라고 하고

본인도 잘 양육되어 왔다는 걸 안다, 그러니 엄마가 사랑주며 키웠을텐데,

남들이 그걸 사랑이라고 하니 사랑이라고 생각하는거지

사실 엄마가 날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다, 라고 하는 겁니다

 

 

며칠전 저한테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울고, 통곡을 하는데

전 너무 당황스럽고

평소같으면 아이의 슬픔에 100퍼 동일화해서 속상해 하는 편인데

제가 가해자라 그런건지, 

내가 그 동안 퍼다준 사랑은 어디로 가고 쟤가 저러는지 너무 이해도 안가고 벙쪄서

애가 울동안 가만히 보고 있었더니

내가 이렇게 우는데 엄마는 미안하지 않아? 거봐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아. 그러더라구요.

이상하게 미안하지 않았습니다. 매번 최선을 다했고

너무 사랑하는 아이니 진짜 아이가 사랑을 못 받아서 외롭게 컸다는 생각이 안들었고요,

심지어 대화가 많지 않은 아빠에게서는 사랑을 느낀다고 하니,

엄마가 못느끼게 해 준 사랑을 아빠에겐 느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크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저런 얘기를 하며 애한테 잡혀 있었던 시간이 2시간은 됩니다.

나중에 집요한 성격의 제가 나동그라져 

다 모르겠고 그냥 자자고 했을 정도로

애가 집요하게 절 잡고 저러더라구요. 

 

본인이 특목고 가서 갑자기 집을 떠나는 상황에 엄마가 많이 울었다는 소릴 전해들으니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것 같았다, 그럽니다. 

한참을 듣다가 제가 미안하다 그래, 내가 널 잘못키웠구나 석고대죄라도 할까? 하며 저도 화가나고 기가막히고 원통에 받쳐 울며 얘기했더니, 엄마가 우니까 본인을 사랑하는것 같데요. 

 

제가 감정을 터뜨릴 때만 본인을 사랑한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고 하니

더 안아주고 더 얘기해달래요

학교 다녀오면 안아주고 학교생활 늘 물어보는데

핸폰 보기 바쁩니다

평소에도 전 애를 이뻐해서 뽀뽀하고 얼굴 쓰다듬고 합니다. 가식도 의무도 아닌 진짜로요.

대화가 없는 가정도 아니고요

 

지치고

어렵습니다. 

제가 뭘 잘못했으며 뭘 해야 할까요.

왜 아이가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두루미와 여우? 동화 이야기만 생각이 나면서

내 사랑은 아이에게 정말 하나도 닿질 않았던 걸까.

생각이 들며 슬프네요.

 

 

16년의 세월을 다 적을 수 없는 일이지만

추가글입니다. 
아이가 초등일때부터 중1까지 수학을 제가 가르쳤는데
초5,6쯤 공부하며 많이 혼냈어요. 
그래서, 어리고 도망갈 곳 없는 약한 너에게 엄마가 너무 화를 내고 공포감을 줘서 미안했다고 사과를 여러번 했어요. 근데 그게 풀리지 않는 것 같아요.
엄마가 너무 무섭게 느껴졌던 기억들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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