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과연 한집안의 며느리로 잘못한 것인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시가관련 사건이 있습니다.

남편과 제가 유럽에서 살면서 신혼을 시작해서 아이 둘을 낳았습니다. 첫째는 3살, 둘째는 4개월

모유수유 중이었고요. 시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어 비행기를 타고 우리 가족은 초상을 치르러 급하게 한국에 왔습니다. 

 

남편 시누이 시어머니는 손님들 맞느라 저희 애들을 볼 정신도 없고 아무도 애 한번 안아주지도 않아서 혼자 아기를 하루종일 들었다 놨다 그 좁은 병원 장례식장에서 3살짜리도 챙기고 있었는데 밤이 되자 공간도 좁고 애들도 심하게 칭얼대서 시어머니가 시가에 가라고 해서 밤 11시에 와서 아이들과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먼 지방에 사는 시외삼촌(시모의 오빠)이 밤 늦게 오셨고 주무실 곳이 없어서 시어머니와 새벽 2시에 집에 오셨는데 저는 잠에 취했지만 인기척에 잠깐 나가서 비몽사몽 "오셨어요?" 하고 다시 방에 들어가서 잤습니다. 다음 날 8시까지 장례식장을 가야했으니까요. 시가와 도보 10분 거리입니다.

 

다음 날 일어났을 때 시외삼촌이 전날밤 불같이 화를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한 마디 던지고 들어가서 잤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어른이 오셨으면 억지로 깨서 담소도 좀 나누고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요. 사과는 했습니다. 새벽 2시였고 애들 때문에 너무 피곤해서 그랬다고 말씀드리고요. 핑계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모유수유하느라 초상 때도 중간중간 방에 자주 가 있고 모유 수유하느라 안에 평상복 입고 한복 입었고 한복도 자주 벗고 있었는데(한복이 저고리 짧고 가슴 동여매는 전통 하얀 한복이요)시외삼촌 오셨을 때 잔 것과 오버랩되어서 초상후에 시누이와 시어머니가 심하게 뭐라고 하더라고요. 잠 잘거 다 자고 다 쉬고 한복도 자주 벗고 예의 없게 초상 치뤘다고요.

 

초상 치르고 바로 몸살 했는데 과연 내가 그렇게 뭘 잘못 했었나 돌이켜 생각해봐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한집안의 며느리로서 크게 잘못한 걸로 몰려서 굉장히 괴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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