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천성이 소심하고 여리게 태어났는데
하필 저희 부모님은 평범한 부모 만큼도
자식을 감싸고 격려해주지 않는 사람들이었어요
어린 꼬마가 뭔가 겁나고 주저하면
괜찮아 해봐 할수 있어 격려해주는게 아니라
왜 그것도 못하냐 넌 애가 왜 그러냐 타박뿐..
타박을 들으면 더 슬퍼져서
남들보다 겁나는 일이 더 많은데
아무렇지 않은척 하느라 더 버거웠어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웬만하면
아무것도 안하고 싶었고요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었는데
소심하고 내성적이라 그 모습만 본 친척들도
부모처럼 나를 못난이 취급했어요
그럴때도 부모는 자식의 잘난 점을 어필하거나
자식한테 상처주는 말을 제지하기는커녕
같이 동조하며 더 비참한 기분이 들게 했어요
형제도 저한테 참 못되게 굴었는데요
미친ㄴ이 기본 호칭이고
쌍욕을 남발하고 괜히 괴롭히고 때려도
한번도 그런 태도를 혼낸 적이 없어요
어려서부터 모든게 하기 싫었던 저는
노는것도 별로였거든요
그래서 주말에 놀러 다니지 않는다고
형제가 얘는 친구도 없는 왕따라고
멋대로 단정해서 조롱했죠
학교에서 어울리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만약 내가 진짜 왕따라면
가족이 걱정하고 도와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런데 엄마는 같이 맞장구치며 조롱했어요
타고나기도 약한 멘탈에
그런 가족 분위기 속에서 물들어 살아오며
사람들한테 최대한 덜 치이고 싶어서
내 깜냥에는 너무 무리하고 애쓴 탓인지
결국 정신병이 온거 같아요
살아갈 힘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