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다 늙어서 부모님이랑 식사하다가 울었어요.

속상한데 어디 말할데도 없어서 하소연 해봐요. 

저는 40대후반 미혼이고 부모님과 따로 살아요. 부모님은 70대후반, 80대 초반이시구요.

저희 부모님은 그시절 엘리트 출신이시고 주위분들도 다 그런분들이세요.

 

제가 남들이 보기엔 좋은 스펙처럼 보이지만 자존감이 낮아요.  엄마가 어릴때부터 '엄마가 너를 이정도로 만들었다' 라고 생각하셔서, 엄마의 대화법이 어릴때부터 저는 힘들었어요 (모자란애취급, 과잉보호). 이런말을 하면 엄마는 저를 열심히 키운죄밖에 없다고 생각하시고 제가 예민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세요.  

 

여하튼 몇달전에 어릴때부터 쌓인게 폭발하게 된 사건 (엄마가 나를 대하는 방식, 말투, 대화법) 이 있었고, 그후론 엄마가 문자로 사과를 했지만 (이것도 제 입장에서는 진심으로 사과하신거 같지는 않은) 저는 아직 상처받은 상태라 데면데면 했고 연락을 먼저 드리진 않았어요.. 오빠네는 해외에 있어서 부모님 챙기는것도 다 제 몫인데, 이번주 엄마 생신이셔서 기본 도리는 해야겠기에 식사자리를 가졌어요. 

 

오늘은 또 아버지가 제 속을 긁으시네요. 제 남친 직업에 대해 앞으로 비젼이 없다는둥, 왜 아직 그정도밖에 승진을 안했냐 (아버지는 대기업 초고속 승진 임원출신), 등등...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상황에서 억지로 만난건데 왜 이러시는걸까요.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졌는데, 다 늙어서 이게 뭐하는건지....

 

다들 부모님들이 이정도는 하시나요? 노인되면 다 그래 라고 그냥 지나치기엔 제가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도대체 딸이랑 잘 지내시고 싶으신 마음이 있으면 왜 말조심을 안하고 후벼파는건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만날때마다 대화하다보면 제가 부모님 기대에 못미치는 자식 처럼 느껴져왔어요. 그래서 만나고 오는 날엔 기분이 우울할때가 많았구요.

 

이제는 만나는거 자체가 너무 불편하게 됐어요. 결국 늙고 미혼인 제가 부모님 옆에서 챙기길 바라실텐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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