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일단 지금도 사무실이에요.
주말에도 거의 하루는 사무실에 나오는 편이고,
야근도 아주 잦습니다.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3일 중 2일을 출근했고,
그나마 출근 안한 하루도 출근 예정이었는데,
가족 점심식사 모임이 길어져서 출근 못한 겁니다.
어제도 나와서 일했고, 오늘도 나와있고, 아마 내일도
사무실에 나올 듯 합니다.
야근, 주말 근무한다고 돈 더주는 것도 아니고,
상황상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기는 한데,
문제는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 우울하다는 겁니다.
기분 좋을 때는 일하러 나올 때 설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말에 늦잠 자면 꿈에서 일합니다.
작년 연말에 코로나 걸렸을 때 몰래, 94마스크 두 장 쓰고 일했구요.
올해 연말에는 A형 독감인데 치료제로 수액 맞고 열 내리자 마자 출근,
일주일 동안 출근했다가 어지러워서 못 견디면 조퇴하는 하는 걸로 일주일 내내 출근.
결혼 전에는 알바 정도 했고, 현 직장에서 30대 중반부터 12년 근속 중.
경미하게 조울증 있어서(조증은 거의 드물고 대체로 우울감이 있는 편)
약물치료는 수년 째 성실히 하고 있으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아... 약간의 불안장애도 진단 받기는 했어요.
공황과 불안이 약간 있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는 정도 입니다.
한 일주일쯤 전부터 외롭고 슬픈 마음과 자살사고(생각)가 있는데,
여러 모로 고민해 본 결과 일을 많이 하는 것과 관련된 것 같습니다.
연휴 끝나면 병원은 갈 생각이기는 한데, 이게 약물로 조절이 되는 문제인지 확신이 없습니다.
심리상담은 대체로 신뢰하지 않는 편인데, 요즘은 심리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남편은 본인도 일 많이 하는 편이고 무던하고 무딘 사람이라 별로 신경 안씁니다.
살림은 남편이 하고 불만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는 어릴 적부터 제가 이래서 원래 엄마는 일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미 고등학생이라 본인도 바빠서 별로 신경 안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혼자서도 잘 놀고(노는 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이 압도적 길긴 하네요),
일을 찾아서 하고,
근 4년간 거의 매일 9~10시 퇴근, 주말 근무했습니다만
그 전에는 대학원 다녔구요...
여전히 많은 일을 하고 싶은데... 체력이 떨어지면서 괴롭기도 합니다.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아 두서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화요일엔 병원을 가야할 것 같은데,
그냥 내일 하루 맘 편하게 종일 일하고 모레 병원 가면 되겠지요?
어제 오늘 일 줄이려고 술도 한잔 해보고 늦잠도 잤는데,
일과 관련되 악몽을 버라이어티하게 꿔서 기분이 나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