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남한테 기대기 싫었어요.
아쉬운 소리 해본 적 거의 없구요
손해 보더라도 그냥 내 선에서 해결하는데
자식 일은 그게 안 되네요.
정말 별별 속 다 썩인 아이인데
머리가 좋고 성적이 잘 나와서
못 가도 한의대는 가겠다 싶던 시절도 있었는데
고2 말부터 삐딱선 타더니
고3 1학기 중간고사 기간엔 고깃집 알바현장에서 잡아온 적도 있고
뭐 ㅡ 심장 뒤집어질 만한 일 많았어요.
결국 수능 망하고 재수 시작했는데
갑자기 영화로 진로 변경
(연기 전공 얘기하신 분 글 읽고 울던 날도 있었죠. 공감가서.)
실기로만 대학가겠다고 실기 학원 다니고
(도대체 무슨 깡과 똥고집일까요)
호기롭게 5개만 수시 쓰더라고요
죄다 1차 실기에서 탈락
그나마 하나가 지금 예비 입니다.
숭실인데 오늘 마감인가봐요.
4명 남았어요.
예술쪽은 워낙 예비가 안 도니 기대 안 하지만
합격 맛집이라는 여기에 이렇게 글이라도 쓰는 게 엄마 역할 다 하는 것 같아 염치 불구하고 글 써봅니다.
사실,
안 될 거 생각하고 정시 준비하고 있는데
저번 주에 학원에서 짤렸어요. ㅠㅠ
끝까지 사람 속을 ㅡ
언제쯤 이 아이의 깜짝쇼가 끝날런지.
너무 답답해서 아는 사람에게 하소연했는데
네 아이 그런 스타일인거 아직도 몰랐냐며
아이 스타일 그대로 받아들이라며 웃길래
내가 내 새끼 험담을 뭣하러 하고 다니나 싶어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날들입니다.
이 게시판에 계신 모두들
좋은 일들 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