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오래전, 20년도 더 전에 작고하신 우리 외할머니는
네명의 자식이있었고, 그 자식들이 두명씩 또 자식들을 낳아 손주가 여덟이었어요
언젠가 손주들이 모여서 돌아가신 할머니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 자기가 제일 이쁨 받던 손주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1 번 손주- 맏손녀라서
2 번 손주-어렸을때 아파서
3번 손주-같이사는 손주이고, 장손이라서
4번 손주-애기때부터 직접키워주셔서
5번 손주-공부를 뛰어나게 잘해서
6번 손주-어렵게 얻은(난임) 손녀라서
7번 손주-키크고 잘생겨서
8번 손주-손주중 막내라서
외손주,친손주 구분없이
손자,손녀 구분없이
같이사는 손주, 같이 안사는 손주 구분없이 사랑해주셨어요.
시골 촌할매셨지만 덕이 높고 사랑이 많으셨어요.
흔한일이 아니죠.
여덟명의 손주가 다 자기가 할머니의 '최애'였다고 느끼길 수 있게 하신다는 건요.
저는 사십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아직도 외갓집에서 잠잘때면
제 이마랑 얼굴을 싸악-싹 쓰다듬던
할머니의 거칠지만 따뜻했던 손의 느낌이 생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