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공부 못하는 고3 아이 엄마 이야기

저도 무슨 대학, 혹은 무슨 전공 vs 하는 글 쓰고 싶지만

현실은....

 

좋은 대학, 유명한 학과 보내신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저 같은 분들도 분명 있을 꺼 같아

이렇게 익명의 힘을 기대어 글 풀어봅니다.

 

올 해 수능 본 고 3아이 엄마입니다.

공부 못해요. 그런데 성실은 합니다.

결석, 지각, 조퇴 한 번 한 적 없고..

심지어 아침에 못 일어난 적도 거의 없어요

어디 좋은 직장 출근하듯이 학교 가는 아이.

 

그런데 공부 못해요

일반적인 학원도 보내봤고, 

자기주도를 테마로 매니저 선생님이 관리해주는 곳도 보냈는데

그냥 앉아만 있다 왔나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하게 뭘 하고자 하는 게 없어요

차라리 춤, 노래나 유튭. 혹은 게임이라도 

미쳤나 싶을 정도로 빠져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두루두루 관심만 많아요.

정작 뭐 할래? 그러면 몰라...

 

코로나 이후로는 친구관계도 확 줄어들어서

담임샘 말로는 조심스럽게 자발적 은따.? 왕따?.이야기도 하시고

점심도 거의 혼자 먹는다고...

 

그런데 교우관계는 굉장히 무난하고

학교에서 하는 거의 모든 활동에 참여는 다 한데요

적극적이지 않아서 그렇지..

그리고 수련회, 각종 행사 다 참여은 해요

모르겠어요..솔직히 어떤 힘으로 버티고 있는 건지...

괴롭히거나 그런 친구는 없는 듯 해요.

하지만, 깊게 사귀는 친구도 없는...

 

한참 공부에 대해 큰 소리 나게 푸쉬하다가

고1, 고2, 담임샘들과 연이어 저런 이야기 듣고

덜컥 겁이 나서...어느 순간 그냥 공부는 뭐라고 안했어요.

뭐. 잔소리 안 하니 성적은 뭐...쭉 아래료

 

바쁘다고 모른척 하던 아이 아빠가

올 해 고3 원서 쓸 때 되니

아주 난리를 피우더라구요.

 

왜 4년제를 못 가냐고??? 말이 안된다고!

 

나이스 들어가봐라. 성적 봐라.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가 안된데요

 

이미 고 3담임샘과는 충청권 아래 지방대

아니면 서울권 전문대학 이야기 하고 있던터라

 

그럼 아이아빠보고 원서 리스트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상향도 그런 상향 지원이..

 

당연히 6개 모두 광탈했고..

이제서야 현실은 직시했는지

이젠 엄마 책임이랍니다. 헐.

 

며칠 저를 들들 볶길래

그럼 돈으로라도 개인과외며 좋은 학원이며

왜 그 때는 뒷받침 안 해줬냐고

따따다 몇 번 했더니 입 꾹.

 

재수는 안 한답니다.

저도 시킬 마음 없었는데 잘 되었죠

 

전문대학은 100프로 본인이 알아보고 

전공도 스스로 선택하게 했어요.

 

문제는...집 주변으로 쓴 5개 쓴 전문대학도

전부 대기번호 받았다는......ㅠㅠ

 

표현은 안 했지만

이러다가 진짜 아무데도 못가는가 전전긍긍했는데

 

목요일 밤에 그 중 한 전문대학에게서 추가합격 공지 받고

계좌 열리자마자 30만원 입금했어요

전공은 영상광고미디어 어쩌고...

저 성격에 잘해낼 지 또 걱정이긴 한데 

 

모르겠어요. 제 할 일은 여기까지인 듯요..

 

가까이 지내는 아이 엄마들에게서

전화도 오고 안부 묻는 문자도 오는데 일부러 연락 안 받아도

어떤 식으로는 제 귀에 들어오네요

 

몰랐으면 모를까  알게 되면 진심으로 축하는 해줬어요

제 아이만 생각하면 이 정도로라도 다행이다 괜찮다 하는데

자꾸 누구랑 비교하는 마음 생기면

울컥해지고 모든 게 다 제 잘못 같아서 미치겠어요.

 

아이는 아빠 사무실에 놀러가서 일 돕기도 하고

이 와중에 학교는 안 빼먹고 가요. 

 

운동 한다고 하더니 등록하고 역시 하루도 안 빼먹고

학교샘들처럼 거기 관장님 칭찬이 대단하죠

 

모르겠어요. 저런 스타일인데 공부는 왜 못 한건지. 흐...미...

 

내일은 출장간 아빠 대신한다고

저랑 영화 보러 가기로 했어요

 

지금 영화 보고 뭐 먹을까 검색한다고 좋다고 난리네요

 

인생은 그런거 같아요

괜찮다 싶으면 한없이 긍정적일 수 있는데

부정적인 마음 먹으면 또 한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참, 혹시 기억하시려나?

예전에 키 작은 엄마아빠가 키운  키 큰 아들 이야기

제 사연입니다.

 

마음 먹으니 살 금방 빼네요

운동 시작하고 저녁 조금만 조절하니 쑥쑥 빠져서

인물 나요....ㅎㅎ

전 영락없는 또치맘인가봐요

 

울었다가 웃었다가 지금 제 마음이 그렇답니다.

 

뭐, 잘 되겠죠 뭐....!!!! 

 

공부가 별건가요.뭐

대학이 뭐. 뭐길래....

 

참, 전문대학으로 만족할래? 편입도 있고 어쩌고 했더니

본인도 생각은 하고 있대요

그럼...아주 팽팽 놀지말고

지금 영어라도 좀 하지..했더니

 

한 글자도 안봐요

 

모르겠어요. 진짜.

밥은 안 굶겠죠 뭐..흐.....................

 

또 우울해질꺼 같아 글 마칩니다

 

힘 내요. 내 눈엔 왕자님인 우리 또치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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