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가열차게 일하던 사람인데 집에있으니까 무기력해요

 

23세부터 지금40대까지 일년도 안쉬고 일했고(중소기업부터 대기업 외국계까지) 30대부터 사업시작해서 또 미친사람처럼 일했어요

결혼도 일찍해서 애둘 모두 중고생이고 심지어 그바쁜 맞벌이와 사업중에도 단 한번도 애들 양가에 맡겨본적없을정도로 남에게 피해주지않고 (그게 심지어 가족이라도요) 악바리처럼 살았어요

 

암튼 그 결과 돈도 아주많이 벌게되고 이제 인건비를 많이 쓰는대신 제가 일 안해도 돌아가게 시스템화 해서 일주일에 하루정도만 일합니다 지금은 대부분 아이들 케어하면서 집에 있어요 

 

사업은 남편과 같이하고 남편은 저보다는 좀더 일해요 워낙 어려서부터 일하는게 당연한 엄마보고 자라서 (80대이신데 아직도 일하세요) 뭔가 일을 안하는건 나태하고 죄의식을 가져야할 것 같은 생각으로 살아오다가 갑자기 이렇게 집에만있으니 솔직히 너무너무너무 좋고 편하긴한데 매우 무기력하고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일을 줄인지는 1년반정도 되었어요

집에서 청소빨래 밥 해도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서 대부분 누워있어요 휴대폰도 보고 음악도 듣고 악기연주도 배우러다니긴 하는데 솔직히 자거나 비생신적인 일로 하루를 보냅니다 유튜브 보거나 그런일들이요

 

예전엔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그래 열심히 살았으니 좀 쉬어도 돼 라는 합리화가 되었었는데 이게 일년이 넘어가니 스스로 너무나 한심하고 자괴감이 듭니다 이러고싶지 않아가 아니고 이래도 되나가 더 가깝긴해요 너무 편안해서 아무일없다면 계속 이러고 싶거든요 

 

가끔 생각해보면 이게 슬럼프나 우울증인가 싶기도해요 이런 무기력함은 평생 처음 느껴보는거라서요 근데 여행가거나 맛있는거 먹으러갈땐 벌떡 일어나고 취미생활에 열심히인거 보면 그저 도파민을 추구하는 게으른 일상일 뿐인거 같기도 하구요 

 

아까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사업 발전에 필요한 내용 서치하다가도 금새 휴대폰집어들어 유튜브 보고 책도 한두장 읽기가 점점 버거워지는 내모습을 보고는 급 두려움에 글을 써봅니다

 

다시 예전처럼 무언가에 집중하고 도전하는 에너지가 생길수 있을지... 아직 40대밖에 안되었는데 노인처럼 이렇게 대부분 누워있는 일상이 과연 괜찮은건지 ㅠㅠ

어찌하면 지금의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돈은 여전히 적당히 잘 벌고있고 문제없긴한데 이렇게 살면 사업도 흔들릴거 같아 불안도 생기고요 사실 전업주부에 대한 내 자격지심이 있어서(하도 점보면 내손으로 벌어먹어야하는 팔자라는 얘기를 지겹게 들었어요 ㅋㅋ) 누가 안시켜주면 스스로 내가 그렇게 살아보자 싶어 이렇게 힘들게 해본건데 해보니 너무 좋긴한데 맞지않는 자리에 앉은 사람처럼 또 불안하네요

 

전업과 일하는 여성 갈라치기 아닙니다....  전업해보니 아이들에게 이렇게 어릴때 못해준게 너무 미안하고 불쌍합니다 솔직히 영원히 이렇게 살 수있음 좋겠습니다 다만 마음 한구석이 너무 불편하고 불안해서 따뜻한이불 깔아줘도 편안하게 못눕고 반쯤은 바닥에 걸치고 자는 머슴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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