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같은 스펙 맞벌이 부부의 10억대 3-5억 기여가 공정한가

전 워킹맘으로 17년째 살면서 일단 10억 대 10억을 똑같이 출자해야 한다면 너무나 불공평하다 생각이예요. 

애를 낳고 키우는데 제 지분이 너무 컸고 지금도 압도적으로 커서 수입도 같고 초기투자금도 같다면 이건 무조건 손해보는 거래라 느껴요.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고민한 초저 여아들끼리 친구관계, 학군지에서 어중간한 아이의 학업 진행 상황, 휴화산과 같은 사춘기의 정서케어... 그 무엇도 내용을 남편은 제대로 아는게 없고 알고싶어 하지도 않아요. 그저 트로피도터처럼 잘됐을때 결과만 보고 기뻐할뿐. 앞으로 입시도 온전히 다 제 책임일테고 취업도 결혼도 그렇겠죠.

 

애 어릴때 제가 집에 일을 싸들고 와서 애를 보고 잠들고나면 노트북켜고 일하고 남편이 골프간 주말에 회사일이 있어 키즈카페 가서 애 풀어놓고 일하고 아줌마가 그만두면 회사 로비에서 점심시간 짬내 면접보고 연차내면 놀이터에서 살고 체험가고 설명회 가고 뭐하고...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서점가고 머리핀 사러 다니고 그랬었던ㅎㅎ 이때 남편은 지방근무하면서 사내 동호회하고 그러다가 주말엔 맨날 시댁가자고 하고 시댁가면 전화해라 뭐해라 하다 설거지하고 오고 했어요. 진짜 제 삶을 보면 왜 결혼 기피하는지 너무 이해가 잘됨. 

 

애를 낳고 키우는게 디폴트로 의무적으로 다들 엄마가 잘해야 한다 엄마는 뭐하냐 하는거라면 그게 평생의 과업이고 행복이지만 한편으로 과제인데 저는 3-5억을 내고 이 과제를 프로젝트책임자로 수행해야 한다면 다시 돌아가면 일상적인 돈버는 의무라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자리를 원할거 같아요. 돈을 벌기 싫은게 아니라 너도 뭔가라도 네 몫을 하나 해라 같은... ㅎㅎ 제 일을 좋아하고 계속 좋아해왔지만 육아와는 계속 충돌이 있었고 결국 십몇년 나 하나 갈아서 애 하나 키운거라. 

 

이걸 하기 위해 심지어 돈을 내고 참여해야 하고 그 와중에 돈도 계속 벌어 그러면 거의 내돈내산으로 애 키운거라  결국엔 내가 초기 출자금을 내서 마련한 둥지에 내가 알낳고 내돈내산에다 플러스 내 피땀으로 키운 자식을 같이 공유하는게 맞나 싶어서요. 제 경험으로는 진짜 돈이라도 내는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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