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귤 한박스가 주는 행복함.

제주도민이라면 겨울에 귤은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만큼이나 흔합니다. 여기저기서  먹으라고 거저 주기 때문에 화수분처럼 사방에서 귤이 솟아납니다.대부분 비상품이기도 하고 예쁘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먹는데는 아무 이상이 없지요.

 

그리고 저희 회사 직원들중 제주도민 아닌분들은 육지로 귤 보내느라 고생이 많은 계절이기도 하구요.

 

마침 친동생이 시댁 귤밭에서 중간상인들에게 밭 대부분을 넘기고 나무 하나를 얻었다며 귤 10kg 한박스를 보내주더라구요.

 

서귀포 귤이라 몇 알 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평소에 이리저리 잘 챙겨주시던 다른팀 과장님께 선물로 드렸더니, 그 분은 육지에 사는 손녀한테 보냈나봐요. 마침 손녀는 폐렴으로 병원치료중이었고...

 

귤을 먹어본 손녀는 넘 맛있다고 할아버지에게 감사하다 했답니다. 할부지가 보내준 다른 귤도 먹었지만 이게 제일 맛있었다고 좋아하더랍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그 얘길 듣고 있으니, 그냥 작은 귤 한박스일뿐인데 드린 나는 생색나고,  선물하신 과장님도 기분좋다고 하시고 , 손녀는 맛있어서 좋고...행복하다 싶었습니다.

 

이 얘길 동생한테 했더니 하나 더 보낼걸...하는데

아니다 딱 좋아...했습니다.

 

딱 기분좋을 만큼 행복했습니다.

더도 말고 딱 좋았습니다.

딱 이만큼씩만 매일매일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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