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펌글]이혼하기 싫어서 부모님께 쌍욕했습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인데

부모님은 자식과 시간 보내고 싶고

맞벌이 부부는 주말이 너무 소중하구요

저는 아들쪽이

좀더 공감 가네요

 

[펌글]

이혼하기 싫어서 부모님께 쌍욕을 했습니다.

우선 저희 부모님께서는 경기 남부에서 농사만 지으시며

살아오셨습니다.

지금은 전부 신도시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지역입니다.

농사는 아버지 마흔이실때 즈음 그만 두시고 최근

25년동안은 그 땅에 공장을 지으셔서 임대업만 하십니다.

하신 일이 농사와 임대업 뿐이시니

현대인의 직장생활이 얼마나 여유가 없는지 맞벌이

부부의 생활패턴이 어떤지 전혀 모르십니다

 

아니 지난 3년간 수없이 이러저러해서 집안행사

자질구레한것 까지 다 챙겨드릴 수 없다. 이렇게 연락 자주 요구하고 자주 찾아가야 하고 하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말씀드려봤지만 전혀 듣질 않으십니다.

 

그 집안 행사라는게 해봤자 큰이모님 오랫만에 저희 부모님댁 놀러오신거 고모님들   놀러오신거 그런겁니다.

오랜만에 친척들 모였으니   저희 부부 얼굴 비추라는 겁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와이프 표정이 좋지 않아서 무슨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오늘 고모님들 부모님댁에 모이는데 저희보고도 오라고 전화하셨더라구요 그것도 아침 7시에툐

저란 와이프가 평소에 야근도 너무 많고 체력적으로 힘는데 좀 자제해달라고 몇번을 좋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저희 생활은 신경도 안쓰고 대뜸 이렇게

전화해서 아침부터 서운하니 어쩌니 하셨다는걸 들으니 눈이 뒤집혔습니다

저 혼자 차로 한시간 거리인 부모님댁으로 와서 좀 제발 적당히 해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처음엔 평소처럼 참아가며 좋게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난 니가 대체 뭔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부모로서 자식들 얼굴좀 보자고 한게 그렇게 잘못한거냐... 또 무한 굴레를 시전하는 아버지를 보고, 벽에다가 이야기 하고

있는것 같아 너무 화가나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너무 흥분 정확한 내용이 기억 안나는데 대중

나는 우리회사 조씨집안 머슴새끼인거고, 000(와이프)도 00회사 0씨집안 노비인거다.

회사에서 무슨일만 생겼다고 하면 바로 핸드폰으로 연락오는 시대인데 농사나 짓는 조선시대처럼 한가롭게 그런거 다 챙길 수 없다.

자꾸 죽을때 재산 물려줄거니까 잘하라고 하는데 (평소 입버릇처럼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그럴 여유가 없다.. 착각하지 마라 우리는 엄마아빠 새끼 아니고 남의집 종놈새끼다.

지금 당장 생활이 빠듯해서 종놈새끼가 주인집 눈치보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부모 집안까지 다 챙겨야하냐,

조선시대 종놈새끼가 주인양반 던져놓고 지 부모 챙기는거 봤냐, 그러니까 주말에는 좀 쉬게 내버려 달라.

당신들 하라는 대로 평생 공부만하고 일만하고 자랑스런 남의집안 종놈 새끼 된거 아니냐.

당신들은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전현 모르면서 당신들 안위와 체면만 차릴때 그렇게 자랑하고 싶은 명문대 나와줬고, 대기업 들어가서, 자랑할만한 대기업 다니는 며느리 구해왔지 않냐.

(부모님께서 학비를 지원해 주신건 감사하지만 학원에 돈만 주면 알아서 공부 잘하고 대학 잘가는줄 아셨거든요. 그게 생각이 나서 이런 말을 한것 같습니다.)

제발 좋은 자식이 되길 바라는건지, 자랑스런 남의집 머슴새끼가 되길 바라는건지 하나만해라.

매일 손자타령 하면서 종놈새끼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바쁘고 엄마아빠는 주말에 불러대면 대체 뭘 어쩌잔거냐. 제발 하나만 해라

 

이런식으로 소리지르고 나왔습니다

집도 들어가기 싫고 지금 고속도로 쉼터인데 머리가 아프네요

일단 와이프한테는 부모님 연락오거든 받지 말라고 했습니다.

와이프가 마음이 많이 여린데 아기도 안찾아오고 요즘 시험관 고민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에 받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부모님 다마고치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김장 문제로 부모님이 와이프에게 서운한거 티냈고 (제가 제발좀 그만해달라고 말렸음에도)

또 이러시니 미처버릴것 같았습니다

정말 참다참다 처음으로 소리질러본거라서 손이 떨리네요

<추가>

저희 부모님 흉보면 하늘보고 침뱉기라는걸 알지만 그래도 상황을 좀 더 말씀드립니다.

저희 아버지는 가족들 맛있는거 먹이고 싶으시다며 부르셔서 가면 결국 어머니께서 주방에서 땀 뻘뻘 흘리고 계시고, 와이프는 그런 어머니 눈치보여서 바로 주방으로 들어가고, 저도 와이프 눈치보여 상차리고 그릇 옮기고....

결국 노동 하다가 옵니다.

아직 밥상 다 차려지지도 않았는데 아버지 혼자 편하게 앉으셔서 "빨리와서 먹어라" 말씀으로만 재촉하십니다 그러다가 제가 앉으면 "아, 술잔 없다 가서 술잔 가져와라" 하시지요

 

본인말로는 그게 자식들 맛있는거 빨리 먹이고 싶은 사랑 이라고 합니다.

저희들은 아버지 재촉에 정신없이 상차리고...

어머니께도 너무 아버지 맞춰드리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본인이 굳이 그 고생을 자처하십니다.

어머니도 연세가 있으시고 더이상 못그러시면 이제 며느리인 저희 와이프가 해야되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꼴 못봅니다.

저희 아버지 저녁 8시 뉴스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거 보시다가 잠드시는 분입니다.

그리곤 새벽같이 일어나서 아직도 자고있는 사람들보고 게으르다고 하시는 분이에요.

(저랑 와이프는 야근하다가 집에와서 새벽 1시에 잠들어

6시에 일어나도 게으른 사람인거고요. 아침 7시면 대낮에 전화했다고 생각하시는 분입니다..)

생활패턴이 다른거다 말씀드려도 듣질 않습니다.

요즘 세상 자동차 다있고 세탁기 있고 그런데 본인 젊은시절에 그런거 없었다고, 자기는 고생하고 살았다고 자기연민이 넘치십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할머니께서 고생하셨지 본인이 고생하셨다는데에는 공감 못합니다)

지금까지 왜 그러고 살았냐고요?

그래도 가족이라고 연 끊을 준비가 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제가 아무리 간곡하게 호소를 해도

"난 니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그 태도를 못참겠습니다.

그러다가 간혹 이해를 할 때면 본인 할 말만 일방적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시는것도 못참겠습니다.

익명이니 속풀이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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