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불편한 마음..

언니가 이사를 했고 부모님 생신 겸 언니집에 모이기로 했어요. 저는 언니네 새집을 볼 자신이 없고 말하기는 복잡해도 우리집 앞에까지 왔는데도 커피한잔 안 마시고 갔던 형부가 너무나 이해불가라. 형부 자격지심 작용이 크다고 생각 하는데 우리집은 평범한 30평대 아파트 형부는 상가건물 2층 조그만집. 그집에서 드디어?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네요.

일단 엄마가 뭘 해줬을지 제가 이사했을땐 가족 누구한테도 뭘 선물 받은게 없습니다. 집들이를 안 한 죄겠지만 요.

어쨌든 엄마가 언니한테 돈이고 물품이고 여력껏 해 주고는 저한테는 입 닦으시고 말 안하시는게 보여요.

그거야 엄마 마음 이겠지만 저는 섭섭하네요.

우울증으로 뭔 의욕도 없고 내집이긴 하나 그지소굴 같은데 살고 자존감도 없는 등신같은 남편은 조카들 보면 시도때도 없이 지 지갑 털기 바쁜데 뭘 좀 알고나 그러지 제가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받네요.

이와중에 집들이를 가는데 각자 오면서 음식을 한가지씩 해오래요. 아니 요즘에 집에서 밥도 제대로 못해 먹는데다가 솜씨도 없고 지난 명절 음식 해 갖다가 엄마한테 한소리 들었거든요. 잘 못 만들었다고.

그러니 제가 그냥 오래도 걸쩍지근 할 판에 음식해와라 오는길에 둘러서 부모님 모시고와라 이것저것 언니들 요구가 많더라구요. 

애는 시험기간에 남편은 말 안통해 나는 우울증 심해 이를 악물고 술과약으로 하루하루 여까지 왔는데 아무도 모르지요 내 상황을.

집들이 가는데 그냥 가나요 나는 받은게 없어도 그냥 가지 못하지요. 부모님 생신에는 또 그냥 가나요.

몇일후 저희부부 생일 입니다.

이러고나서 우리 생일은 쏙 그냥 지나가지요.

그건 그렇다 치는데 어쨌든 다 싫고 너무 피곤해서 저 감기 걸려 아파서 못 간다고 해 버렸어요.

이 이면에는 언니에 대한 섭섭함이 깔려 있겠져.

저도 뭐 꼬박꼬박 선물에 뭘 잘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기브앤테이크는 확실하거든요.

지난 명절 지갑에서 만원짜리 한장 꺼내며 흔들면서 나 이것뿐인데 형부한테 이러니까 형부가 만원 보태 이만원 우리애한테 주고 홀연히 떠나던 게 자꾸 오버랩 됩니다.

이만원 돈이 작아서가 아니고 그냥 성의 문제 잖아요.

아무리 없어도 그 돈이 없을까요.

조카 줄 돈이 이만원 이든 삼만원 이든 보통은 준비를 해서 오지 않나요.

그동안의 내 남편 성의가 너무나 등신같이 느껴지고 기브앤테이크가 안되도 칠푼이처럼 아무 감정 없는 남편이 참.

조카들 오만원 십만원 줘도 늘 하나뿐인 울집애는 늘 이만원. 근데 액수는 괜찮아요. 정작 섭섭한건 그 태도.

나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그렇게라도 소심한 복수를 하는구나 싶고.

얘기하자면 복잡한데 엄마 속상하게 할 수는 없으니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다고 위로합니다.

이 놈에 소심쟁이는 마음이 너무나 불편하여 밥 한끼도 못 먹고 혼자 끙끙 앓고 있네요.

음식 해 오라 소리만 안 했어도.

아니 집초대 당사자는 본인이 간단히 준비할테니 편히들 오라는데 다른 언니가 나한테는 묻지도 않고 음식 해 가겠닥고. 나는 이것도 너무 웃긴 거에요 솔직히.

평소 감정이 별로라 그렇겠지요.

복잡한데 홀가분하고 부모님 안 계시면 딱히 볼 일은 없겠다 다시한번 느끼게 하네요.

형제간 우애도요 부모가 만드는 게 절반 이상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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