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브런치 연재하는 한 불체자 여자 글을 읽었어요.
서른 넘어서 특별한 네일기술은 없이 미국에 관광비자로 와서 한인 네일집에서 씻기고 거드는 일을 구했는데 곧 6개월이 지나면 불법체류라는 것을 알면서 작정하고 온거죠.
놀라웠던 것은 그 와중에 데이팅앱으로 엄청나게 남자를 만나더라구요. 만나는 사람 직업군도 작정한 듯 현지 검사, 의사... 개중에는 알고보니 유부남이었다고 분노하는 글도 있고. 그러다가 일년 남짓 지나 온라인으로 만난 남자와 멀쩡하게 결혼해서 잘 살더라구요 ㅎㅎ
힘들게 준비하고 기둥뽑아 유학가서 24시간이 모자라게 눈 뜨면 과제하고 수업듣고 장학금지원하고 인턴쉽구하고 레주메 백개넘게 쓰고 일 시작하고서도 스트레스와 피곤에 쩔어 삶이 없고 비자 스폰서 때문에 옮겨다니고.. 그러다 30대에 돌아왔던 저로서는 저런 삶도 있구나. 뭐가 저렇게 쉽게 해피엔딩일까 싶더라구요.
저에게 남은건 가끔 페북으로 생일 축하메세지나 건네는 그 때 교수님과 직장 동료. 일하고 남는 시간은 항상 피곤하고 아파서 당췌 여유 시간이랄 것도 없었고 그곳에선 친구들도 다들 서로 욕심이 많은 경쟁자였기에...
제가 참 미련한 것 같은데 어차피 다시 살아도 또 똑같이 살게될 것 같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