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당근후기)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 다 덤벼

오늘 당근거래가 있었는데 마침 대학병원 예약이 있어서 바쁘게 출발을 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검사도 하고 수술 날짜까지 잡았어요. 폰을 보니 배터리가 얼마 없어서 병원 진료가 끝나고 가다보면 방전이 될듯 해서 가야할 아파트 동 호수를 손바닥에 적었죠. 여기까진 덜 미쳤어요. ㅎㅎ 아 글씨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손을 씻어뿌렀네요. 홀라당 지워진거죠. 반팔을 입고 있어서 발목에 2415동 501호 (예를 들면) 라고 볼펜으로 뻥 좀 보태서 축구공만하게 적었는데 ㅋㅋ 엑스레이 찍으러 갔더니 바지 양옆으로 끝단에 지퍼가 있어서 안된다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오란 겁니다.

 

그때까지 상황파악 안되고 반바지 입은 채로 열심히 찍었는데 아뿔싸 벽보고 서라고 했다가 앞쪽으로 돌아보라는데 ㅋㅋ 2415동 501호라고 쓴 글씨가~~!!! 직원들이 웃음 참느라 비장한 표정이 더 웃기고 ㅎㅎ 그래 이게 마지막일거야~얼른 나가면 되지 그랬는데  "누워보실게요" 하더니 옆으로 누우라고 ㅜㅜ 하필 글씨가 보이는 쪽으로 ㅎㅎ 오래 자세잡고 신중하게 포즈 취하는데 너무 웃겨서 ㅜㅜ

 

검사 받고 나오는데 글씨 확인하니 진짜 내가 왜 그랬을까 ㅎㅎ 메모지라도 얻어서 쓸걸 추접시러워서 침대에 누워 이불킥 중입니다. 글씨는 메모지에 씁시다. 핸드폰 배터리 땜시 온갖 주접은 다 떨고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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