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착한 남편, 예민한 아내

남편 성격... 무던함의 최고봉이라 생각하고 결혼 결심했어요.

근데 무던하다기 보다는 무딘 사람이었고, 주변에 정말 관심이 없어요. 

홀시어머니 생신도 관심없고, 관심없는 정도가 아니라 몰라요. 누나가 몇년생인지도 잘 모르겠대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난 원래 그런거 몰라" 라고 말하고, 잘못된 건줄 정말 모르는것 같아요. 

그러니 와이프한테 무슨 관심이 있고 배려가 있겠나요. 

근데 저는 반대되는 성격이라 결혼 10년차까지 진짜 많이 싸웠어요. 

예를들면 제가 아파서 끙끙대도 옆에서 코골며 자는거, 아이 둘 키우며 힘들때 도움 1도 안주는거, 

뭐 그런 크고 작은 싸움들이요. 본인 앞가림만 되면 세상 만사에 눈감아버린 모든 일들. 

근데 얼마전에 사주를 보러갔는데 사주보는분이(남자), 남편은 성실하고 착하다. 저보고는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다. 왜 착한사람 못살게구냐 이런식으로 말을 하는데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남편이 생각하는게 딱 저런건데 그걸 남의 입을 통해 들으니 더욱 그런거같아요. 그러면서 기분나쁨이 떨쳐지지 않고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네요. 저는 그동안 착한 남편을 못살게 굴기만한,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나쁜아내였던 걸까요.

내가 다 참고 넘겼다면, 서운해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그러려니 했더라면 우리 가정은 평화롭고 아이들은 더 잘 컸을텐데. 제가 다 망친걸까요. 

무던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끼리 잘 사는 부부도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한쪽이 져주고 포기하고 잘 사는 부부도 많죠. 저는 그러지 못하고, 서운한거 지적하고 고쳐보려고 끈질기게 닥달을 해댔습니다.  변화시키고 같이 잘 맞춰보고자 했던 거였지만, 결과적으론 아무도 변화하지 않았고 서로 맞춰지지도 않았어요. 남은건 잔소리와 신경질만 가득한 아내, 당하는 착한 남편의 이미지뿐.

거의 모든 싸움의 원인은 남편의 무신경함이었지만, 그걸 인지한 건 저였고 서운하다 말하기 시작하면서 언쟁이 시작되니 제가 다 원인이 된것 같네요. 제가 다 잘못한건가봐요. 허무하고 속상하네요.

아니야 그럴만했어 니남편 너무 무신경하잖아 라는 위로를 듣고싶은건 아직 제가 다 내려놓지 못하고 덜 성숙한 까닭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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