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의대 정원 늘리자며 일본의 사례를 드는데...

의대 정원 늘리자며 일본의 사례를 드는데 ...

 

2023.12.08.

 

오늘자 중앙일보는 일본은 의대 정원 증원을 했는데도 의사들의 파업이 없었다며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한국의 의사들이 저항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은 것처럼 기사를 쓰고 있다 .

 

< 日 의대정원 23% 늘려도 파업 전무…의사 , 국민 먼저 생각했다 [ 의대정원 늘린 국가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3258

 

그런데 이 기사를 유심히 보면 일본의 의사 수와 의대 정원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의대 정원 증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일본의 2023 9,384 명이고 , 인구 수는 1 2,329 만명이다 . 우리나라의 현재 의대 정원은 3,058 명이고 인구는 5,155 만명이다 . 일본은 인구 1 백만명당 의대 정원이 76.11 , 한국은 59.32 명으로 한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 일본을 기준으로 한다면 한국은 현재 의대 정원을 865 명을 늘리면 된다 .

일본은 노령화 가속와 인구 감소로 인해 다시 의대 정원 감축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

일본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나라 의대 정원 증원을 재고해야 함을 알 수 있다 .

 

출생자 수를 기준으로 양국을 비교해 보자 .

2022 년 일본의 출생자 수는 799,728 명이고 , 한국은 249,186 명이었다 . 일본의 출생자 수 대비 의대 정원은 1.173% 이고 , 한국은 1.227% 로 한국이 더 높다 .

의대 정원의 증원을 검토할 때는 향후의 인구 수와 출생자 수 추이가 중요하다 . 한국의 출생자 수 추이를 본다면 일본 기준으로 볼 때 의대 정원을 증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한다 .

합계출산율은 2023 9 , 0.6 명대로 떨어져 9 월의 출생자 수는 18,707 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 2023 년 출생아 수는 21 만명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반면 9 월의 사망자 수는 28,364 명으로 출생자 수보자 약 1 만명이 많다 . 한 달마다 인구가 1 만 명 씩 줄어간다는 뜻인데 향후 출생자 수 최저치는 계속 갱신되고 사망자 수는 최고치를 계속 갱신할 것으로 보여 인구 감소세는 가팔라질 것이다 .

2024 년 출생자 수는 20 만명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의대 정원을 두 배로 늘려 6 천명으로 한다면 2024 년 출생자가 18 년이 지나 대학을 진학할 때 , 33 명 중 1 명은 의대에 가게 된다 . 한 학급의 1 명이 의대를 가게 되는 셈이다 . 현재의 의대 정원을 동결해도 65 명 중에 1 명은 의대를 가게 된다 .

이런 상황이 예상되는데도 의대 정원을 두 배로 늘리자고 ?

 

현재 의료계의 문제는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과 지역의료 공백이다 .

정부는 이 문제를 의대 정원 증원으로 해결하려 한다 . 낙수효과 운운하면서 .

의료계에서의 낙수효과란 인기있는 피부과 성형외과 등 비바이탈 분야에서 밀려나는 의대생 ( 의사 ) 들이 필수의료 ( 바이탈 ) 분야로 어쩔 수 없이 흘러들어올 것이라는 뜻이다 . 낙수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 설사 낙수효과가 나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가장 성적이 좋고 능력 있고 수련이 잘 된 의사 ( 의대생 ) 들이 생명을 다루는 필수의료를 담당해야 하는데 , 밀려나 어쩔 수 없이 필수의료 분야를 택한 의사 ( 의대생 ) 들이 이 분야를 맡는 것이 바람직할까 ?

 

도수 · 체외충격파 · 증식치료 등 3 대 물리치료가 동네 병원에서 성행하면서 실손보험료 인상을 해야 한다고 한다 . 특히 피부과와 성형외과 , 한방병원 등에서 몸매 관리에 관심이 많은 여성을 상대로 실리프팅 , 스킨부스터 , 여드름 등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시술에 도수치료 등 물리치료를 끼워 넣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들 물리치료는 근골격계 질환을 다루는 정형외과뿐 아니라 모든 진료과목에서 성행하고 있다 . 물리치료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다 . 의사가 건강보험 눈치를 보지 않고 진료비를 정할 수 있고 , 환자는 보험사에 실손보험을 청구하면 보험금을 손쉽게 탈 수 있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과잉 진료와 의료 쇼핑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 .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특정 분야 ( 돈이 되는 분야 ) 쏠림 때문으로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과 지역의료 공백 역시 의사들의 특정 분야 쏠림과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가 낮기 때문이지 , 의사 수 부족 때문이 아니다 .

일본의 사례에서 배울 점은 지역의사제이다 . 의사 수가 부족한 지역의 의대는 정원을 늘리고 , 지역의 의대 출신 의사들은 일정 기간 (9 ) 동안 해당 지역에서만 활동하게 하는 대신 , 장학금 등 재정적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

그런데 우리는 지역 출신 고교생의 의대 정원은 늘리면서도 지역의사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

지역의 토호들이나 유지들은 자신들의 자제들은 의대에 쉽게 보내고 싶은 대신 , 의사가 된 자제들을 지역의사제에 발목을 잡히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

 

지역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의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 국민들도 지역 ( 지방 ) 병원보다는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는 것이 더 문제다 . 고객 ( 환자 ) 이 없는 지역 병원은 수익을 내기 어렵고 -> 지방의 인구 감소로 또 고객이 줄고 -> 지역 병원 운영 어려워지고 -> 지역 의사들은 수술 경험 적어져 실력 정체되고 -> 이런 지역 의사들을 불신해서 지역의 환자들은 서울 대형병원 더 찾게 되고 -> 지역 의사들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 지역 의사 수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

이런 환경에서 의대 정원을 배로 늘린다고 해결이 될까 ?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 비바이탈 분야 의료에서 과잉 진료 , 의료 쇼핑 못하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 지역의사제 도입하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말이다 .

솔까말 , 피부과 , 성형외과가 인기가 있고 , 소아과 흉부외과 등 바이탈 분야는 전공의 지원자가 미달인 것은 자신이 투자한 것에 대한 보상 ( ) 의 차이 때문이다 . 의사도 사람이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싶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기를 바라는 생활인이다 . 소명의식만을 의사들에게 강요하거나 연봉이 많은 것을 질시하여 엉뚱한 해결책을 찾게 되면 결국 의료비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 파탄 등 그 손실은 국민들에게 돌아온다 .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 의사도 예외가 아니다

이 간단한 명제에서 출발하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