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정채봉 시인의 첫마음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계획하는 달

이 시가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첫마음 -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 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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