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 보셨어요?
교사가 필요한지 모르겠다ㅋㅋ (블라블라)
7년차 교사다.
3년차까지는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그때만해도 부족한 내가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생각에 매일 다음날, 다음주 수업 연구하고 그렇게 살았다.
그러다가 3년차 때, 정말 아무 이유없이 교사에 적대적인 애아빠를 만났다. 내가하는 활동에 하나하나 태클걸고 트집잡고 다만 아이는 괜찮았던지라 안부딪히고 버티다가 사건이 터졌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사람에게 기회가 생기자 나를 물어뜯기위해 학교에 왔고, 나는 당당하게 맞섰다. 내 잘못은 없었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상식은 그런거였으니까...
그러나 결국 교감의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말의 회유와 협박에 고개숙여 사과했고, 이런게 사회생활이라며 그냥 잊으라는 교감의 말에 새롭게 눈이 띄였다. 내가 알고있는 상식은 상식이 아니였구나. 그러고나서 보니 학교는 내가 이전에 알던 모습이 아니였다.
처음 학교와서 어떤 교사를보며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었다. 아이들은 책상을 징검다리삼아 뛰어다니고, 방과후에 교사가 사준 아이스크림먹고 복도에 버리고, 수업시간엔 영화, 만화가 틀어져있었다. 그 선생님은 항상 무언가 열심히 보고있었다
교사로서 보기에 그 반은 최악이였지만 의외로 학부모들 민원은 없었다. 아이들은 매일 즐겁고, 집가면 좋았다고 얘기하니까. 문제는 그 선생님이 다른시험 준비를 위해 병가를 쓰고 기간제 교사가 왔을 때 생겼다. 그분은 나이가 많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참교사"였다. 아이들의 무너진 생활습관을 다시잡고 학습태도를 정비하려했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교실은 쉽사리 다시 세울 수 없었고, 이분은 난장판이 된 교실+학부모 민원에 결국 몇번의 눈물과 함께 다른 기간제교사가 왔다.
여기서 내 상식이 또 바뀌었다. 내 아이처럼 혼내고 바르게 잡으려던 교사를 학부모들은 원하지 않는다. 단지 내 아이가 오늘 하루만 즐거웠다고 말하면 그걸로 학교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다시 잡으려던 교사에 대한 민원내용은 상상초월이였다.
더이상 그 누구도 "참교사"를 원하지 않는다. 내 아이를 바른 길로 인도하길 바라는 학부모는 없다. 당장 교사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라. 우리 아이가 더 나은사람이 되기위해 뭘 고쳐야하냐고. 그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다. 앵무새처럼 너무 잘하고 있어요~ 만 얘기할 뿐. 왜냐면 막상 내 아이에 관한 아주작은 쓴소리만 들어도 "니까짓게 뭘안다고" 라고 생각할 걸 다 아니까.
매년 이상한 아이들 학부모를 만나면서 나는 깨달았다. 그들은 나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며 그들을 바꾸려하는 행위는 교사로서 "주제"넘는 행동이다. 교실에서 자기 공부나 하는 그사람이 진짜 교사였다.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족시키면서 자기스스로의 앞날까지 바꿔낸 진짜 교사인 것이다.
"참교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교대시절부터 현직에 나와서까지. 정말 닮고싶고 배우고싶고 존경하는 분들도 많았다. 그런데 결국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당해 피눈물 흘리는건 다 이사람들이다.
아파도 새벽에 응급실에서 진통제맞고 출근해 자리를 지키거나
다음 수업에 쓸 교구를 만들거나
교실 사이사이를 돌며 하나하나 체크하고 점검수정해주고
연구회에서 자기계발하고
주말에 아이들과 놀러나가고
방과후에 나머지공부시키고
교사라면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안해도 아무 문제가 없더라ㅋㅋ
이미 열정은 꺼졌고 하루하루 월급 루팡이나 해야지.